[edaily] 세계 컴퓨터업계의 "고래"겪인 컴팩과 휴렛패커드(HP)간의 인수합병에도 불구, 국내 PC업체는 삼보컴퓨터의 수출확대 가능성외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해외 업체의 구조개편이 국내 시장의 구조조정을 추동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 컴퓨터시장의 3위업체 HP가 2위업체인 컴팩을 전격 인수한 4일, 국내 PC메이커인 삼보컴퓨터와 현주컴퓨터, 현대멀티캡은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삼성전자도 4.52%(8500원) 상승한 19만6500원으로 장을 마감하는 등 HP효과를 만끽했다.
하지만 이들 국내 PC메이커 관계자들은 HP에 ODM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삼보컴퓨터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에게는 HP-컴팩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데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국내 PC시장은 현재 삼성전자가 45%, 삼보컴퓨터가 30%, 현주컴퓨터와 LG-IBM이 각각 9%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를 컴팩과 현대멀티캡이 차지하고 있으며 HP의 점유율은 1%미만에 그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내 컴퓨터시장 점유율은 HP가 45.5%, 컴팩 28.9%, 이머신즈 16.9% 등이며 소니와 애플컴퓨터가 각각 5.7%와 2.4%로 뒤를 잇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지난 2분기말 현재 컴팩과 HP의 시장점유율을 합하면 75%에 달하게 된다"며 "삼보는 지난해 전체 수출물량 400만대 중 절반정도를 HP에 ODM 납품한 만큼 HP의 컴팩 인수로 수출물량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HP와의 합병으로 컴팩이 현재 대만업체들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ODM물량까지 삼보가 떠안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나 국내 3위, 5위 PC제조업체인 현주컴퓨터와 현대멀티캡은 "HP의 컴팩 인수에도 불구, 컴팩과 대만PC업체간의 계약이 중도해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삼보측 예상과는 상반된 시각을 보였다. 이들은 또 "HP와 컴팩의 국내 시장 진출 정도가 극히 미미해 이번 합병이 국내 PC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PC메이커들의 주가 상승에 대해서도 "HP와 컴팩의 합병에 따른 것이라기 보다는 단기간 낙폭에 따른 일시적인 반등으로 저가 주식이라는 가격 메리트에 기인한 것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HP와 컴팩의 합병이라는 해외 PC시장의 구조조정이 국내 시장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