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와 청소년과 성인 총 1만72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청소년의 사이버폭력 경험률은 41.6%로, 전년 대비 12.4%포인트 증가한 반면, 성인의 사이버폭력 경험률은 9.6%로 전년 대비 6.2%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는 없는데 피해자는 많은 사이버폭력
청소년과 성인 모두 가해 경험률에 비해 피해 경험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경우 가해 경험률은 4.1%인데 비해 피해 경험률은 21.0%로 조사됐고 성인은 가해 경험률이 1.1%, 피해 경험률이 5.8%였다. 이는 가해자가 가해를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소수가 다수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사이버폭력의 특성도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성별로는 청소년과 성인 모두 남성, 연령별로는 청소년은 중학생, 성인은 20대가 사이버폭력 가·피해 경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폭력은 가해와 피해 모두 ‘언어폭력’의 사례가 다른 유형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청소년의 경우 전년 대비 사이버 언어폭력 경험 비율이 대폭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이버폭력이 벌어지는 주요 경로는 청소년의 경우 온라인 게임, 문자 및 인스턴트 메시지, SNS 순이며 성인의 경우 문자와 인스턴트 메시지를 통한 가해와 피해 경험이 모두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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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폭력 피해 후 정서 상태는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음(청소년 59.2%, 성인 42.2%)’이 가장 높았지만, ‘복수심(청소년 28.8%, 성인 26.1%)’이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우울·불안, 무기력과 같은 부정적 정서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자살 충동 등 청소년과 성인 모두 정서적으로 불안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이버폭력 가해 후 심리상태는 청소년의 경우 ‘상대에 대한 미안함과 후회(61.0%)’가 가장 높은데 반해, 성인은 ‘정당함(45.6%)’, ‘아무 느낌없음(40.0%)’, ‘흥미·재미(29.2%)’ 등에 대한 응답률이 높아 청소년에 비해 성인이 사이버폭력의 심각성이나 죄의식 등 인식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폭력 예방교육과 관련해 청소년은 10명 중 9명(88.7%), 성인은 10명 중 1명(10.4%)가량 교육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사이버폭력에 대한 법적 처벌 수위와 내용에 대해서도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경험이 많은 청소년(43.8%)보다 성인(52.8%)이 알지 못한다는 비율이 다소 높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의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이나 학교 등 역할과 관련해 청소년은 부모와 학교가 학생의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에 관심이 있을수록 사이버폭력 경험이 적었으며(사이버폭력 유경험자와 무경험자 차이 최대 6.6%포인트), 성인의 경우 가족 안에서 지지를 받을수록 사이버폭력에 대한 경험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이버폭력 유경험자와 무경험자 차이 최대 8.7%포인트).
디지털 혐오 감소했으나…청소년 성범죄 목격은 늘어
세부적으로 청소년의 경우 신체·외모(5.5%), 국적·인종(4.3%), 특정 세대(4.0%) 등의 순으로 혐오를 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은 혐오의 이유로 정치 성향(9.6%)이 가장 큰 이유로 손꼽았고고 이어 지역(5.4%), 종교(4.5%) 등에 대한 순으로 디지털 혐오 내용을 표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성범죄 목격 경험률은 청소년이 전년 대비 0.7%포인트 증가한 10.0%, 성인은 0.4%포인트 감소한 14.5%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청소년과 성인 모두 불법 영상물 유포가 가장 많았고, 이어 청소년은 몰래카메라(5.5%), 성인은 지인 능욕(8.7%) 순으로 집계됐다.
디지털 성범죄 확산과 재생산 원인과 관련해 청소년은 ‘약한 처벌(26.1%)’이, 성인은 ‘돈 벌기 위해(31.6%)’을 손꼽았다.
김재철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청소년의 사이버폭력 가해와 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사이버폭력을 보복이나 장난으로 경시하는 경향이 보인다”며 “앞으로도 사이버폭력 예방교육을 확대하면서 디지털윤리 의식제고를 위한 정책과 사업을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