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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수차례 빅스텝 금리인상 시사…强달러 심화할듯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금융정보 제공업체 키리바는 주로 달러화에 기인한 환율 변화로 올 상반기 미 기업들의 수익이 약 40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약 80억달러의 5배에 달하는 규모다.
달러화 가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을 시작하면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1년 동안 13.6%, 최근 3개월간 4.9% 각각 상승했다. 지난달 12일 105.01까지 뛰어 2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도 104.21에서 시작해 104.58까지 오르면서 105선에 근접하고 있다.
미 경제가 다른 주요 선진국들보다 빠르게 성장한 것도 달러화 강세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FT는 “달러화 가치는 통상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다른 국가를 뛰어넘을 때, 그리고 세계적으로 성장이 둔화할 때 상승한다.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대비 8.6%로 1981년 이후 41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한 만큼, 9월과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0.5%포인트씩 인상, 12월 0.25%포인트 인상이 전망된다.
MUFG 증권의 조지 곤칼베스 매크로 전략 책임자는 “달러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美기업, 해외서 매출 41% 창출…실적전망 하향 잇따라
문제는 미 기업들 중 상당수가 해외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외화를 미국으로 들여올 때 달러화 가치가 높아지면 실제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든다. 팩트셋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은 미국 이외 지역에서 매출의 41%를 창출하고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서비스 제공업체 세일즈포스의 브렛 테일러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달 실적발표 자리에서 “전례 없는 외환 역풍”이라며 달러화 강세가 수익에 끼치는 타격 전망을 기존 3억달러에서 6억달러(약 7722억원)로 두 배 늘렸다고 설명했다.
애플도 강(强)달러가 분기 매출에 타격을 주고 있다면서 연간 성장률에 마이너스 3%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 이외에도 소매업체 TJX가 환율 변동에 따라 매출 전망치를 7억달러(약 9000억원)로 낮췄고, 의류 브랜드인 게스도 영업이익 전망치나 성장률이 현재 제시한 것과 다소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영업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주로 해외에 진출한 미 기업들의 주가지수는 올 들어 약 15% 하락했다. 반면 주로 미국 내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주가지수는 7% 하락에 그쳤다.
이에 따라 미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FT는 “연준의 목표는 미 경제를 ‘둔화’시키는 것이지만 이러한 규모의 움직임(기준금리 인상)은 미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