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 하지정맥류다. 다리 정맥 속 판막이 손상되어 발생한다. 정상적인 판막은 우리 몸을 순환한 정맥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갈 때 다시 역류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 판막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이 제대로 이동하지 못하고 역류해 하지정맥류통증을 비롯한 여러 불편한 질환을 유발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건강보험 진료현황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에서 하지정맥류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총 21만2000명이며 여성이 14만5000명으로 남성 6만7000명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대가 26.9%(5만7000명)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23.8%(5만명), 40대가 17.9%(3만8000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60대 25.5%, 50대 23.2%, 40대 15.5%의 순이었다. 여성은 50대 비율이 28.7%로 가장 높았고, 60대가 23.0%, 40대가 19.1%를 차지했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증상이 일시적인 경우 충분한 휴식을 통해 호전될 수 있으므로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하지만 증상이 반복되고 점차 심해질 경우 다리 정맥이 손상될 뿐만 아니라 혈관 내 침착 된 노폐물에 의해 피부 궤양이나 색소 침착까지 나타날 수 있어 통증이 지속적으로 느껴지거나 의심되는 증상들이 나타나면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초음파 혈류검사는 혈액이 역류하는 부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혈관의 전반적인 상태를 확인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여러 하지정맥류검사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된다.
하지정맥류로 진단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지정맥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초기라면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해 통증과 부종, 저림 등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다만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 미용 목적의 압박스타킹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증상 완화를 위해서라면 반드시 의료용을 찾아 신어야 한다.
더 심하면 별도의 마취 없이 혈관경화요법으로 간단히 호전될 수도 있다. 심영기 원장은 “혈관경화요법은 하지정맥수술과 같은 원리로 문제가 된 혈관에 경화제를 투여해 혈관을 폐쇄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며 “아주 가는 혈관에만 적용할 수 있어 치료 방향을 수립하기에 앞서 정밀한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차도가 없다면 증상에 따라 레이저 시술, 고주파 시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증상 발생 초기부터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서서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간간이 휴식하며,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해 혈액이 다리에 고이지 않도록 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하체 근력을 유지한다. 또 하체에 무리한 하중이 가해지지 않도록 체중을 관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