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정 의장의 국회 본청 접견실에서 퇴임사를 밝힌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정치결사체는 어떤 조언을 하는 정치 원로 집단이 될수도 있고, 하나의 정당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일 수도 있다. 10월까지 고민하겠다고 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라면서 “건전하고 미래지향적인 중도 세력을 규합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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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질의응답 주요 내용이다.
△마지막 본회의에서 통과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행사 고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국회 운영에 관한 일은 국회에 맡겨두는 것은 좋지 않겠나. 거부권은 가능한한 행사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국회법의 내용은 그간의 국회가 인사청문회나 국정감사를 통해서 보여준 부정적인 행태들, 예를 들어 막말을 하거나 증인들을 모셔두고 제대로 질문하지 않고 장·차권에게 닦달하는 모습에 대해 국민들이 상당히 우려를 많이 했다. 이번에도 그런 것을 걱정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 국회도 상당히 성숙해져야 한다. 헌정 29년째 들어가는데 이제 성숙한 국회가 되려면 국회의원 개개인이 품격이 높은 언행을 해줘야한다. 또 어디까지나 국민을 위해서 국민의 편에 서서, 해당 현안에 대해 왜 생겼는지 대책은 무엇인지 조사청문회를 통해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국감을 하는 곳은 우리나라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통과된 그 청문회 저는 작은 청문회라고 얘기한다. 상임위 차원에서의 작은 청문회, 소위를 구성해서 할 수 있는 청문회를 저는 생각하고 있지만, 이것이 시행되면 20대 국회에서는 국감을 폐지하는 법안을 제출해서 그것을 통과시켜서 국감이 올해부터는 하지 않아도 되게끔 했으면 한다.
국감에서 상임위에서 일어났던 일 재탕삼탕하는 경우도 있고 한 몫에 묶어서 하다보니깐 시의성도 떨어지고 정치인들이 정치적인 제스처를 보이는 자리로 잘못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국감을 없애고 청문회 활성화하는 것이 국회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 거취는 새누리당이 정말 대오각성해서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우리가 알고 있는 나태하고 무능하고 권위적인 따뜻한 보수를 하지 못하는 그런 보수로 인식이 계속된다면 자동입당이 된다고 하더라도 탈당을 할 수 있다. 시기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정치결사체는 어떤 조언을 하는 정치 원로 집단이 될 수도 있고 하나의 정당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일 수도 있다. 10월까지 고민하겠다고 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다. 건전하고 미래지향적인 중도 세력을 규합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대권에 대한 얘기는 제가 국회의장을 했고, 제가 얼마전에 우연히 봤는데 공자께서 도를 깨치고 하신 여러말씀 중 하나가 지불가만이라고 했다. ‘자기의 뜻을 다 가득 채우는 것은 불가하다. 그러려고 하지 말라. 사람은 부족하니깐 그것을 뛰어넘어서 다 채우려고 하면 패가망신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저는 여러가지로 부족하다. 다만 의장으로서 주어진 의장직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대선은 지불가만이라는 말로 갈음하겠다.
△기존 정당 만든다고 했는데 더민주나 국민의당과의 함께 하실 가능성은 있나? 거론되고 있는 손학규 전 대표와 뜻을 같이할 생각은 있나?
=제가 정당을 만들겠다고 단언한 적 없다. 아직 그 답변은 하기 어렵다. 손학규 선배가 우리 당에 있을 때 저는 초선이었다. 굉장히 가까웠다. 인간적으로도 가깝고 굉장히 존경하고, 당을 달리하면서 거리가 멀어졌지만 제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존경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당을 함께 묶어서 정치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입법부 수장 입장에서 볼 때 박근혜 정부의 잘한 점이 무엇이고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교착상태의 남북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향후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인사는 고유 권한이지만 좀 더 탕평인사가 되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소통도 미흡했다. 그 외에는 대통령 자리에서 조국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더 잘하도록 옆에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북회담 안된건 참 아쉽다. 개성공단을 비교적 빨리 철수했다. 그것이 좀 아쉬웠다. 안될때까지 버텨보고 국제적으로 이것을 철수하지 못하면 도저히 명분이 서지 않는다는 순간까지 기다렸으면 했다. 한번 닫기는 쉬워도 열기는 어렵다. 의장을 퇴임하고 나면 북한 의료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설려고 했다. 그런데 이번 사건으로 무산됐다.
지금 대화를 해야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 북한의 태도를 도저히 신뢰할 수 없다. 대화를 요청하기 전에 신뢰할 수 있는 행동을 해야한다.불신의 행태에 대해서 사과를 하고 인정을 하고 신뢰를 줄 수 있는 행동이 나타날 때 대화를 고려할 수 있지 않냐는게 제 생각이다.
△국회선진화법은 직접 운영하면서 어떻게 봤나?
=헌재 판단도 봐야겠지만 저는 대화와 타협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는 선진 수준의 정치만 된다면 선진화법이 있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난 19대 동안 운영해보면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났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책임정치가 이뤄질 수 없었다는 것이다. 다수가 새누리당을 선택했으면 새누리당이 책임을 가지고 일할 수 있어야 하는데 선진화법 때문에 불가능했다. 물건 바꿔치기, 이것하면 이것도 껴서 해달라는 식의 백화점에서 끼어팔기 하듯이 정치가 이뤄졌다. 정말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저는 과반수 다수결로 가되 소수의 의견을 존중해야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소수의 의견 중에서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고치고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 진정한 다수결의 민주주의가 된다. 그런데 소통 생각 않고 말만 주고 받다가 시간이 닥치면 다수결로 결정하자는 것은 제대로된 민주주의가 아니다.
이번에 제가 쟁점법안 의결요건을 60%를 50%로 바꾸는 법안을 내서 지금 국회법 89조에 따라서 안건조정안으로 채택됐고, 90일 지났다. 이번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이 논의를 해봐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선거 결과를 보다시피 고려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번에 통과된 국회법 개정안에는 2가지 빠져 있다. 예측가능한 국회를 만들어주면서 부처 공무원들이 일하기 쉽게 해주자는 의미의 요일제 국회와 국회의원 특권내려놓기 차원에서 제기된 불체포특권, 72시간이 지나도 본회의에 첫 의안으로 바로 표결을 부칠 수 있는 것 등이다. 20대 국회에서는 이것을 보완했으면 한다. 여야가 대화와 타협을 하는 보다 성숙된 정치를 하면 선진화법의 잘못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장 임기 중에 아쉬웠던 것은? 여야의 평가가 엇갈린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대부분 다 얘기했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남북 국회의장 회담이 불발된 것이다. 선진화법도 결자해지 차원에서 해야겠다 했는데 물건너갔다.
국회의장은 퇴임식이 없다. 마지막 본회의때 전 의원들이 박수를 쳐 주시는 것을 보고 마음이 흐뭇했다. 일부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정의화가 대통령의 꿈이 있어서 저런 것을 하고 있지 않느냐 하는 색안경을 낀 생각들이고, 오해로 빚어진 것이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