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표구간 8800만원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 인하는 2년간 유보된다. 현행 1~3%인 종부세율은 0.5~2%로 인하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종부세 과세 기준금액은 현행 6억원을 유지하되 10년 이상 장기보유자의 경우 종부세액의 20%를 깎아주기로 했다.
◇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2년간 폐지
국회 기획재정위는 5일 오후 조세심사소위를 열어 정부와 여야 의원이 각각 제출한 각종 감세 법안을 심의, 이 같이 조정했다. 소위는 큰 틀의 감세법안에 대해서는 합의했지만 목적세 재원 배분 문제로 현재 회의를 중단하고 있다.
여야 합의안에 따르면 부동산거래 활성화를 위해 내년 1월1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가 2년간 한시적으로 폐지된다. 이에 따라 현재 1세대 2주택자는 50%, 3주택 이상자는 60% 고율로 부과되는 양도세율이 1주택자와 같이 9~36%의 일반세율로 적용된다. 이는 정부가 제출한 감세법안에 없던 내용이다.
다만 다주택자의 경우 1가구 1주택자 처럼 연간 4%씩 20년 이상 보유시 최대 80%까지 공제하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 고소득자 소득세율 인하는 2년 유보
소득세는 과표구간별로 세율을 2%포인트 인하하되, 과표구간별로 시행시기를 조정했다.
당초 정부는 모든 과표구간에 대해 소득세율을 2009년과 2010년 각각 1%포인트씩, 총 2%포인트 내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법인세는 정부안이 그대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현재 13% 세율이 적용되는 과표기준이 1억원 이하에서 2억원 이하로 상향 조정되고, 세율은 내년 11%, 2010년 10%로 인하된다. 2억원 초과 구간의 최고 세율은 현행 25%에서 내년 22%, 2010년 20%로 내린다.
◇ 1주택자 종부세 10년 보유시 20% 세액감면
최대 쟁점이었던 종부세율은 현행 1~3%를 0.5%~2.0%로 인하하는 안으로 조정됐다. 정부가 국회 제출한 개정안의 0.5%~1%보다 세율 인하폭이 작다. 종부세 과표기준은 현행 6억원으로 하되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3억원의 기초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정부는 과표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조정하는 안을 제출했었다.
이에 따라 주택 종부세 과세표준 및 세율은 ▲6억원~9억원 1.0% ▲9억원~20억원 1.5% ▲20억원~100억원 2.0% ▲100억원 초과 3.0%에서 ▲6억원~12억원 0.5% ▲12억원~50억원 1.0% ▲50억원~94억원 1.5% ▲94억원 초과 2.0%로 조정된다.
상속·증여세는 고소득층에게 혜택이 집중된다는 비판적 여론 때문에 시행을 유보하기로 했다.
◇ 육아용품 부가세 면제
또 부가세와 관련 육아용품인 기저귀와 분유에 대해 부가세를 면제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음식점 의제매입세액 공제율을 106분의 6에서 108분의 8로 상향조정하는 한편 영세업자 신용카드 세액공제 한도액을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확대한다. 택시 부가세 감면율을 50%에서 90%로 높이기로 했다.
이밖에 카지노 산업에 대해 개별소비세를 신설하고, 매출액 500억원 미만은 비과세, 1000억원 미만은 2%, 1000억원 이상은 4%의 세율을 적용하되, 2012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정부안과 비교해 세율이 차등화됐다.
미술품(서화·골동품)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2011년부터 소득세를 과세키로 합의했다. 다만 개인 소장 미술품 양도차익이 6000만원을 넘는 경우에 과세하게 되며, 국내 생존작가의 작품은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재정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개최, 감세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합의된 조세 법안은 본회의에서 통과 가능성이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