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터보테크의 `작은 행운`

간발의 차이로 관리종목 모면
규정 개정 첫 적용..주가도 이틀연속 `상한`
  • 등록 2005-12-15 오후 4:49:53

    수정 2005-12-15 오후 4:49:53

[이데일리 이진우기자] 터보테크(032420)가 대표이사의 검찰 기소로 관리종목 지정 위기를 맞았지만 불과 이틀전 개정된 규정 덕분에 관리종목 편입을 모면했다.

터보테크는 장흥순 대표이사가 14일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처분을 받았지만 관리종목에 지정되지 않고 15일에도 정상적으로 거래됐다.

그동안 상장기업 대표이사가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서 검찰통보, 검찰고발 조치를 받거나 기소처분을 받을 경우 규정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었다. 플래닛82, 한통데이타, 서원아이앤비 등도 이런 이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업체들이다.

그러나 지난 12일부터 규정이 변경돼 분식회계로 고발이나 기소조치를 받더라도 관리종목 편입을 하지 않기로 했다.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지 않은 사안임에도 관리종목으로 지정할 경우 주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규정이다.

이에 따라 터보테크는 이같은 규정이 생긴지 이틀만에 새로운 룰을 적용받은 첫 케이스가 됐고, 그동안 동일한 이유로 관리종목 지정과 거래정지처분을 받은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아무일 없이' 정상적으로 거래됐다.

만약 장흥순 대표가 3일전에만 기소됐더라면 여지없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거래정지조치를 받는 상황이었던 것. 검찰의 기소일정과 증권선물거래소의 규정 개정이 묘하게 맞물리며 운좋게 관리종목 편입을 피해간 셈이다.

물론 장흥순 대표가 보다 일찍 기소되어 터보테크가 개정된 규정의 혜택을 받지 못했더라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후 새로 바뀐 규정의 소급적용을 받아 내년초부터는 다시 관리종목에서 벗어난다. 현재 관리종목에 지정되어 있는 플래닛82와 한통데이타도 같은 이유로 내년 1월2일부터 관리종목에서 탈피한다.

그러나 터보테크는 규정이 바뀐지 이틀만에 변경된 규정의 적용을 받는 행운을 누렸고, 자칫하면 한달 정도 달고 다녔을 수도 있는 '관리종목'이라는 딱지를 붙이지 않게 됐다.

터보테크의 주가는 이날 외부자금을 유치하며 회생의 기반을 갖게 됐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대표이사의 기소 소식에도 불구하고 이틀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터보테크의 주가는 이날 상승으로 분식회계 사건이 불거지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거래정지조치를 받았다면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몰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식회계와 채권단 공동관리라는 악재에 짓눌려온 터보테크는 오랜만에 '작은 행운' 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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