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스키로 14시간 달려 밀입국한 중국 ‘인권운동가’, 2심도 집유

1800㏄ 제트스키로 300㎞ 달려 한국행
중국서 ‘국가권력 전복 선동죄’로 실형
“정부탄압 피하고자 한국으로 밀입국”
1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선고
  • 등록 2024-05-31 오후 1:59:25

    수정 2024-05-31 오후 1:59:25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중국에서 제트스키(수상 오토바이)를 타고 인천 앞바다로 밀입국하려던 30대 중국인이 2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8월 권평씨가 한국으로 밀입국하는 과정에서 탔던 제트스키. (사진=인천해양경찰청)
인천지법 형사항소2-1부(부장판사 차승환)는 31일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권평(35)씨에 대한 2심 선고 공판에서 권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밀입국 시도가 정당 행위나 긴급피난이라고 주장했지만 제트스키가 전복될 위험에 빠지자 신고했다”며 “해양경찰관이 피고인에게 입국 목적을 물었을 때 ‘단순한 모험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피고인은 정치적 견해와 관련한 박해나 공포는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난민 관련 대법원 판결에 비춰보면 진술 일관성, 직업, 성격, 입국 경로와 방법, 난민 신청까지의 기간, 경위 등을 모두 종합해 고려해야 한다. 피고인은 출입국관리법에서 규정하는 사실이 모두 증명됐다고 보기 어려워 형 면제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권씨는 지난해 8월 16일 오후 9시 23분께 1800㏄ 제트스키를 타고 인천 연수구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인근 갯벌에 도착해 국내로 밀입국하려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권씨는 제트스키에 싣고 있던 연료통 3개를 바다에 버린 혐의도 있다.

당시 권씨는 인천 송도 크루즈터미널 인근 갯벌에 제트스키가 빠지자 소방 당국에 구조 요청 신고를 했고 해경에 체포됐다. 그는 나침반과 망원경을 보며 14시간 만에 300㎞가량 거리를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대선 국제연대활동가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권씨는 “중국 정부의 탄압을 피해 제트스키를 타고 한국으로 밀입국한 인권운동가”라며 “그는 2019년 3월 15일 만기 출소해 일상생활에 돌아왔지만, 중국 당국은 출소한 감시를 이어갔으며 출국 금지까지 내렸다. 이러한 상황으로 권씨는 중국을 떠나 해외로의 망명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권씨는 2016년 9월 1일 시징핑 중국 국가주석을 풍자하는 슬로건이 담긴 티셔츠를 입고 촬영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국가권력 전복 선동죄’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취안핑씨의 아버지는 지난해 11월 1심이 선고되기 전날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중국으로 송환되면 죽을 수 있다”며 “한국 정부가 아직 젊고 자유를 원하는 아들에게 살길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권씨는 1심 재판 과정에서 “건물을 파괴하거나 법을 위반하려고 몰래 한국에 입국한 것이 아니다. 중국에서 형을 선고받은 뒤 자유 없이 살아 정상적으로 출국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허가를 받지 않고 국내로 밀입국을 시도했고 공유수면에 폐기물을 버린 혐의도 받는다. 출입국 업무를 방해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권씨는 1심 선고가 나오기 전 “난민으로 인정해 달라”며 한국 정부에 관련 서류를 제출했고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