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구현사제단, 추모미사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름 호명

“158명 죽었는데 아무도 책임 안 져”
더탐사 “추모미사 때 명단 공개…잠정 합의”
민변 “진정한 동의 없는 공개, 깊은 우려”
  • 등록 2022-11-15 오전 6:20:14

    수정 2022-11-15 오전 6:20:14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 미사 도중 희생자들의 이름을 호명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 미사 도중 희생자들의 이름을 호명했다. (사진=추모미사 방송화면 캡처)
사제단 대표인 김영식 신부는 지난 14일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미사’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했다.

김 신부는 이름을 호명하기에 앞서 “158명이나 되는 생명이 죽었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무엇 때문에 우리 아들과 딸, 손자, 손녀, 이웃사촌이 보호받지 못하고 죽어야 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삶의 수고로움을 축제 참가로 위로받고자 했던 소박한 꿈이 왜 넘어지고 엎어져 산산이 부서지고 사그라져야 했는지를 알아야겠다”며 “그래야 그들이 그토록 꾸었던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대신 살려낼 수 있겠다”고 했다.

앞서 유튜브 매체 ‘시민언론 더탐사’는 최근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사제단에 모두 넘겼으며 이를 추모 미사에서 공개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고 공지했다.

사제단 관계자는 지난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추모 미사 때 (희생자) 명단 공개는 하지 않기로 했다”며 “우리가 할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더탐사’와 ‘민들레’는 지난 14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8명 중 155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10·29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대응TF’는 “희생자 유가족의 진정한 동의 없이 명단을 공개하거나 명단을 공개하려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희생자 유가족들의 권리와 입장을 고려해 명단 공개를 철회할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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