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라협회, 신임 CEO에 美재무차관 출신 스튜어트 레비 선임

올 여름 HSBC CLO서 리브라협회 CEO로 자리 옮겨
부시·오바마 정부서 자금세탁·테러자금 정책 담당
"리브라, 기존보다 싸고 안전하고 간편하게 만들 것"
  • 등록 2020-05-07 오전 10:20:55

    수정 2020-05-07 오후 9:47:01

리브라협회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낙점된 미국 재무부 차관 출신의 스튜어트 레비 HSBC 최고법률책임가(CLO).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Libra)’를 추진하는 리브라 협회가 미국 재무부 차관 출신의 지급결제 규제 전문가 스튜어트 레비 HSBC 최고법률책임자(CLO)를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각국 규제당국의 제동으로 부침을 겪고 있는 리브라 프로젝트가 다시 한 번 탄력을 받을 것인지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HSBC에서 CLO로 일하고 있는 레비 전 차관은 올해 여름 회사를 떠나 스위스에 위치한 리브라 협회 CEO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레비 전 차관은 “(디지털 화폐 통용을 위해서는) 표준을 설정하고, 규칙을 정하고, 사람들이 준수하고 따를 수 있는 일정 수준의 행동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 리브라 협회에서 기술을 활용해 전 세계 지급결제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대담한 경로를 제시할 수 있기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리브라 플랫폼을 기존 지급결제 시스템보다 더 안전하고 더 간편하고 더 저렴하게 만들 것”이라며 “개인과 기업이 돈을 보다 쉽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고, 금융 시스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10억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 줄 수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레비 전 차관은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에서 테러 및 금융정보부 차관으로 재직하며, 자금세탁 및 테러 자금 조달 방지 관련 정책을 주관했다.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HSBC에서 8년 동안 CLO로 일했다.

리브라 협회는 디지털 화폐인 리브라를 발행하기 위해 페이스북이 설립하고 민간 기업들이 독립 회원으로 참여해 구성된 비영리 단체로, 스위스 제네바에 기반을 두고 있다.

협회는 지난달 규제친화적으로 전면 수정된 리브라 백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6월 프로젝트 출범 당시 금융안정성을 해치고 테러·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각국 규제당국 및 학계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비자와 마스터카드, 스트라이프 등이 처음에 회원사로 가입했다가 발을 뺀 것도 각국 규제당국의 제동 때문이다.

하지만 개정된 백서가 발표된 이후 체크아웃닷컴이 회원사로 합류하며 리브라 프로젝트는 재차 탄력을 받고 있다. 체크아웃닷컴은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페이팔, 애플페이 등 각종 결제 수단과 전자지갑을 연결하는 지급결제 중계 서비스업체다.

협회는 현재 20개국 규제당국과 리브라 도입·승인 등과 관련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레비 전 차관이 향후 각국 규제당국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WSJ은 “규정 준수 등과 관련해 법률 지식이 풍부한 은행업계 저명 CLO를 고용한 것은 보다 유리한 방식으로 전 세계 정부와 디지털 통화 계획을 정비하려는 협회의 노력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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