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쓰는 육아시장을 IT로 뚫은 미혼 창업가

이경재 아이앤나 대표 인터뷰
산후조리원에서 손주 보고파하는 수요 공략
가정용 IP카메라 통한 종합 서비스 제공 계획
"특허 확보는 필수..창업 아이템 맹신 말아야"
  • 등록 2018-10-31 오전 9:40:24

    수정 2018-10-31 오후 6:19:44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육아’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저출산 시대라고는 하지만, 육아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이를 기회 삼아 IT 스타트업을 창업한 기업이 있다. 아이앤나다. 이경재(사진) 아이앤나 대표는 “안정성을 중요시하면서도 돈을 아끼지 않는 분야라는 점에서 기회를 봤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의 사무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산후조리원에서 손주나 조카를 보고 싶어하는 부모나 친인척들의 수요에 주목해 이 사업을 키우게 됐다고 전했다.

산후조리원 면회 횟수 제한을 사업 기회로

이경재 아이앤나 대표
아이앤나는 산후조리원에 있는 영아들의 모습을 CCTV를통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육아 관련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남양베베’를 통해서다.

삼성전자 출신이기도 한 이 대표는 무인택배함과 공연 영상·조명 자동화 솔루션 등을 개발하는 사업을 했다. 그는 잠시 사업을 접고 취업한 회사에서 남양유업의 사업 제안을 받았다. 시장 기회가 충분하다고 여겨 독립하게 됐고 아이앤나를 창업했다.

미혼인 그가 갑자기 육아 시장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손자·손녀의 모습을 그저 보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아 시장성이 있다는 점에서 접근했다”며 “산후조리원 면회 횟수나 시간이 제한돼있어 아쉬운 점을 달랠 수 있는 서비스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비스 이용자는 월 2000여명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누적 이용자 수는 15만명이다. 그는 개인 이용자가 서비스 이용 비용을 부담하지 않도록 쇼핑몰, 콘텐츠, 광고 등과 연계했다. SK브로드밴드의 IPTV 서비스(Btv)에서는 ‘베베TV’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육아 관련 콘텐츠를 부모 등 보호자에게 전달하는 사업이다.

창업 아이템 맹신 금물..“직장생활 경험 후 창업” 조언

아이앤나는 SK브로드밴드와 협업을 통해 아이를 볼 수 있는 이용시간을 확대했다. 기존에는 정해진 시간에 따라 아이를 볼 수 있었다. 최근에는 아이가 움직이는 등 특정한 변화가 있을 때도 화면을 볼 수 있게 했다.

아이앤나가 제공하는 화면은 풀HD급(1080p) 해상도다. 최신 스마트폰이 아니면 다소 이용이 어려운 측면도 있다. 그러나 그만큼 선명한 이미지를 요구하는 수요가 높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최근 실시한 만족도 평가에서 98.9%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아이를 볼 수 있는 서비스 자체에 대한 호응이 높다는 전언이다.

이 대표는 이 사업도 많은 수의 특허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허출원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예컨대 산후조리원에서 아이들 위치를 바꾸는 경우다. 이를 잘 추적해 아이가 바뀌지 않게 방지하는 것에도 여러 기술이 필요하다. 그는 “특히 다른 기업과 협업을 하는 경우 특허 확보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가정용 IP카메라 제품을 통해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 대표는 “SK브로드밴드 Btv와 연계한 상품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며 “자체 플랫폼 서비스 ‘베베’를 비롯해 유튜브 채널 운영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 요청에 그는 “함부로 창업하지 말라”고 했다. 최근 창업 관련 TV 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있듯이 명확한 아이템과 충분한 지식이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고, 신생 회사인 만큼 ‘이름값’이 없어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신중하게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갓 졸업하자마자 창업하는 것보다는 직장 생활을 하며 ‘회사 문화’를 배우고 난 뒤 하고, 자신의 아이템을 ‘맹신’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양베베 모바일 앱중 ‘남양베베캠’ 서비스 소개 이미지. 아이앤나는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SK브로드밴드와 협업을 통해 이용시간을 늘렸다. 아이앤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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