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뽑기방에 짝퉁 캐릭터 수두룩..환경호르몬도 검출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인형 뽑기방에 유명 캐릭터의 ‘짝퉁’이 대량 유통돼온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청은 지난 4월24일부터 6월2일까지 인형 뽑기방에 공급되는 캐릭터 인형의 불법 수입·유통을 기획단속한 결과 72억원 상당의 가품 캐릭터 인형 53만점을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봉제인형 수입업자들은 일반인들이 외형만으로는 가품 봉제인형과 진품 봉제인형을 구별하기 어려운 점을 악용해 정품 대비 30~40% 가량 저렴한 가격에 위조 캐릭터 봉제인형을 뽑기방에 공급했다.

이번에 적발된 불법 수입·유통 주요 유형은 △상표법 또는 저작권법 등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지식재산권을 침해해 수입한 행위 △유해 물질이 함유된 봉제인형을 수입요건을 갖추지 않고 부정수입한 행위 △캐릭터 봉제인형을 저가로 수입신고하여 관세를 포탈한 행위 등이었다.

적발된 주요 인형 캐릭터는 카카오프렌즈, 마시마로, 포켓몬, 스폰지밥 등 국내외 유명 캐릭터였다. 일부 제품에서는 인체에 유해한 가소제 성분이 검출 되기도 했다.

수입업자들은 봉제인형 부정수입 기획단속에 의해 인천·평택항에서의 검사·단속이 강화되자 검사회피 목적으로 부산항 등으로 수입 경로를 변경해 밀반입을 시도했다. 지재권 침해 봉제인형의 품명을 위장하고, 신규업체·타업종 회사 명의로 다른 화물과 같이 적재하여 밀반입하거나, 지재권 침해 캐릭터 인형에 안대 등 부착물을 붙여 다른 상품으로 보이도록 속이기도 했다.

일부 수입업자는 환경 호르몬의 하나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포함된 저가의 위조 봉제인형을 부정수입·유통하면서 허위 제작한 KC인증을 부착·유통한 것으로 밝혀졌다. 봉제인형의 수입가격을 저가로 신고하면서 관세를 탈루한 업자도 있었다.

관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건강을 해치고 캐릭터·게임산업 발전을 침해하는 가짜 인형의 불법 수출입 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수출입단계에서 화물검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속에 적발된 짝퉁 피카츄 인형(사진=관세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