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극복하고 경제 회생을 위한 도약기에 진입했지만 회생의 관건인 소비에 발목이 묶여 주춤거리고 있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만약 일본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지 않는다면 내수가 크게 늘어나지 않게 되고, 이는 일본 경제가 지속적으로 수출 성장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되면 일본 경제는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경기 둔화에 매우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
소비 부진은 내수 약화로 이어져 해외발 악재에 일본 경제가 쉽게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약점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일본 국내총생산(GDP)에서 개인 소비는 55% 정도를 점유하고 있어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임금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소비심리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JTUC)에 따르면 올해 봄 임금 협상에서 일본 노동자들은 평균 1.99%의 임시 임금인상률을 적용받기로 했다. 이는 작년의 임시 인상률인 1.9%보다 높은 수준이다.
연구기관인 테이코쿠 데이타뱅크가 조사한 9500개 기업 중에서도 44%가 2007회계연도에 임금을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노동시장이 타이트해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 경영자들은 임금을 높여줘야 할 상황이고 최근 몇 년간 기업들의 순익이 늘어났기 때문에 기업들이 임금을 인상해 줄 여력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BOJ)의 조사 결과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단기적으로 소비를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12월의 49.6%와 9월의 48.3%보다 늘어난 것이다.
지출을 줄이려고 하는 주요 이유는 지속적으로 임금이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비관적이고, 앞으로 세금도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이치 생명연구소의 쿠마노 히데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이륙하려고 노력하는 항공기라고 가정하면, 수출은 이미 대기 중으로 뜬 앞 바퀴고, 소비는 아직 바닥에 있는 뒷 바퀴"라고 말했다.
히데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상황에서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미국 경기가 악화됨에 따라 일본 경제도 둔화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일본의 임금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올해 개인소비는 0.4% 밖에 안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