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간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인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과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진단할 길이 열렸다.
| 전상용 교수(왼쪽)와 박성홍 교수(오른쪽).(사진=KAIST) |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상용 생명과학과 교수와 박성홍 바이오뇌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활성산소에 반응해 MRI 신호가 증강되는 MRI 영상 조영제를 개발하고, 한 번의 MRI 촬영으로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진행 정도를 감시하고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비알콜성 지방간염은 간세포 손상, 염증, 간경화로 진행될 수 있는 질환이다. 간 내 활성산소 수준 증가와 관련이 있는데 활성산소는 간세포의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진행을 촉진하는 주요 요인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진행을 피부를 관통시키지 않고 확인할 방법을 연구했다. 그 결과, 간 내 활성산소 양 변화에 반응해 MRI 신호를 강화할 수 있는 망간 이온 결합 빌리루빈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이를 활용해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진행 상태를 정밀하게 추적하도록 했다.
망간 이온 결합 빌리루빈 나노입자는 간 내 활성산소 증가에 따라 MRI 신호를 증폭했고 연구팀은‘유사 3-구획 모델’을 통해 한 번의 MRI 촬영으로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진행 정도를 결정할 수 있었다.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초기 단계부터 간경화까지 간 질환의 진행 상태도 연속적으로 모니터링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망간 이온 결합 빌리루빈 나노입자가 간 질환 모델 마우스에서 활성산소 양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MRI 신호 강도를 조절하는 것을 확인했다.
전상용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새로운 MRI 조영제와 영상해석 모델은 기존에 표준 진단으로 환자들에게 위험한 간 생검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병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MRI로 비알콜성 지방간염 진행 상태와 간경화로의 전이되는 단계를 쉽게 진단해 지방간염 약물의 효능을 평가하는 데 필수적인 진단 장비가 되고, 효율적인 지방간염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에 지난 달 9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