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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후보자를 수 십년째 봐왔다는 한 전직 고위관료는 한 후보자 스타일을 이렇게 표현했다. 실제로 한 후보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을 정면 비판하며 대수술을 예고했다.
“최저임금 급격히 올려, 고용 감소돼”
우선 한 후보자는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해 “부작용이 많이 났다”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홍장표 전 경제수석(현 KDI 원장) 등은 소득주도성장을 설계하면서 ‘소득 증가→소비 활성화→경제 성장’ 선순환을 꾀했다. 최저임금을 올리고 가계소득을 높여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는 2018년에 16.4%, 2019년에 10.9%씩 최저임금을 올렸다.
하지만 2018년에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 소득 양극화 지표(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는 최악으로 악화했다.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리면서 자영업이 버티지 못하고 폐업했고, 저소득층 일자리는 사라졌다.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도 궤도 수정을 예고했다. 문재인 정부는 태양광, 해상풍력 등 신재생을 확대하고, 신규 원전 건설 중단 및 수명이 다한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 금지 등 에너지 전환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해외에는 원전을 수출하면서 국내는 감축하는 게 맞지 않다는 원전 업계 반발이 제기됐다.
한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바꿀 생각인지’ 묻는 질문에 “윤 당선인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앞서 윤석열 당선인은 “원전 최강국을 건설하겠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중단된 원전 건설을 다시 추진해 원전 발전 비중을 30%대로 유지하겠다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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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후보자는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은 원전을 잘 활용할 생각을 해야 한다”며 “(원전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을 규제하는 원안위가 제대로 기능을 못한다면 더 독립적인 위원회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원안위는 정치권 눈치에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재정건전성, 정말 큰 위기의식 느껴야”
한 후보자는 “재정이라는 게 국가안정 정책의 최후의 보루”라며 “(확장재정이) 단기적으로 매우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은 정말 큰 위기의식을 느끼고 대응해야 하는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는 “모든 재정지출을 차입에 의해서만 하는 것은 재정의 건전한 운용방식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국채 발행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인수위는 기재부와 함께 5월10일 차기정부 출범 이후 50조원 추가경정예산안을 준비 중이다. 재원 마련 과정에서 무리하게 국채를 발행하려고 할 경우, 한 후보자가 브레이크를 걸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대수술을 예고한 한 후보자는 부동산 규제 완화, 빚투(빚내서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 후보자는 “재건축 규제 완화는 상당히 신중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빚을 많이 안 내도록 우리가 자제를 좀 시켜야 한다”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정에도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한 후보자는 국가운영 중장기 과제로 △국익외교 △재정건전성 △국제수지 흑자 △생산력 높은 국가를 키워드로 제시한 뒤 “일자리, 교육, 주택, 의료, 연금 등 국민행복과 직결되는 문제는 계속 노력해야 하는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