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은 지난해부터 아파트 분양시장이 살아나면서 건설사들의 숨통을 트여주고 있지만 해외 시장은 유가 하락의 여파로 주요 건설 프로젝트 발주지역인 중동의 돈줄이 끊기면서 수주가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22일 이데일리가 조사한 올해 10대 건설사 공급 물량 현황을 보면 올해 공급 물량은 13만 5033가구로 지난해 8만 4369가구보다 60.1%(5만 664가구)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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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은 2만가구 이상 물량을 준비하고 있고, 그동안 국내 주택시장에 소극적이었던 SK건설과 한화건설도 4000가구 이상의 물량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물량 공급을 대폭 늘린 것은 지난해부터 아파트 분양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총 28만 479가구로 2008년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전셋값 상승에 따라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까지 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반면 지난 몇 년간 국내 아파트시장 침체 속에 건설사들의 젖줄이 돼온 해외 시장은 유가 하락의 여파로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유가 하락은 곧 중동국가들의 돈줄을 끊어 건설·공사 발주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동지역은 국내 건설사들이 가장 많은 해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어서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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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의 발주 감소는 지난해 3분기부터 본격화됐다. 중동 지역 전체 발주액은 지난 1분기 817억달러, 2분기 543억달러를 기록했고, 3분기에 305억달러로 급감했다.
국내 건설사의 중동지역 수주 규모 역시 1분기 139억2000달러, 2분기 108억달러로 순항하다 3분기 15억달러, 4분기 51억 3000만달러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문제는 이 같은 어려운 상황이 올해도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를 중심으로 한 중동의 산유 부국들이 원유 감산을 통한 유가 상승을 유도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고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는 하반기에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긴 하지만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과거처럼 배럴 당 100달러 선으로 가긴 힘들고 60~70달러 선에 머물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및 증권가에서는 올해 중동 수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20% 정도 줄어 지난 2013년 수준인 260억 달러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중석 해외건설협회 부장은 “유가 하락으로 중동지역뿐 아니라 중남미 산유국의 발주도 크게 준데다, 유럽·일본·중국 건설사들이 그나마 발주 물량이 있는 중동지역으로 몰리면서 우리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원가 절감 노력까지 겹치면서 우리 해외 건설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