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동남아국가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는 수 천명의 노동자들이 운집해 시위를 벌었다. 여기에는 동남아시아 전반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저임금 노동력을 통해 급성장을 일궈낸 국가들이 주요 동력을 잃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최근 최저 임금을 최고 44%이상 올렸다. 싱가포르도 26년만에 처음으로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는 노동자 파업사태를 맞았다.
이에 따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주 “값싼 노동력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들 국가의 노동단체들은 부유층에 집중된 부를 나누고 임금인상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달 임금 200달러(21만6000원) 미만으로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제조업체들은 저임금이 유지되지 않으면 투자 유출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말레이시아의 한 공장주는 “최근 2년사이 고용 비용은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직원 수는 8년전보다 80% 이상 줄었다”고 토로했다.
동남아시아의 변화 기류는 이들이 인도나 중국에 버금가는 지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 회원국 인구는 6억명에 달하고 국내총생산(GDP)을 합치면 2조 달러에 근접해 인도의 경제 규모를 넘어선다. 올해 대다수 동남아시아 경제성장률도 인도를 앞질렀다.
이렇다 보니 이 지역 노동단체들은 성장에 걸맞는 혜택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임금 인상이 동남아시아 경쟁력이나 성장률을 망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예로 인도네시아는 44%의 임금인상이 부담스러워 보이지만 이미 대형 수출업체들은 최저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한 노동비용이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실제 제품 원가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최근 임금인상 바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 임금은 여전히 중국보다 싸다.
일부에서 임금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우려하지만 지난 4월 40%이상 임금을 올린 태국 지역에서는이렇다할 부정적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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