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주택시장 유입자금 `3조5천억`

시중 유동성 811조 중 0.3% 수준
"투기 우려할 만한 수준 아니다"
  • 등록 2009-05-19 오후 3:42:14

    수정 2009-05-19 오후 3:42:14

[이데일리 박성호 김자영기자] 부동자금이 800조원에 달하지만 최근들어 주택시장으로 유입된 돈은 투기를 우려할 만큼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들어 부동산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이 오간 곳은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 ▲인천 청라·송도 분양시장 ▲만능 청약통장 등이 꼽힌다.

최근 한달새 이들 시장에서 오간 돈은 약 3조5000억원 남짓. 주식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이 보통 6조원(18일 기준 5조9550억원)임에 비춰보면 미미한 수준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건수는 총 5503건으로 집계됐다. 4월말 현재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3.3㎡당 1751만원(부동산114 통계 기준). 국민주택 규모인 109㎡(30평형)를 서울 아파트 표준으로 보고 계산하면 4월 한달간 서울 주택시장에서 오간 돈은 총 2조8907억원 정도다.(강남 3구만 떼어놓고 본다면 4월 매매건수 2200건 평균 3.3㎡당 2717만원으로 총 1조7900억원 규모다)

여기에다 분양 열풍을 일으킨 인천 청라·송도지구 아파트 분양 성공으로 분양시장으로  유입된 돈은 대략 2100억원 정도다.
 
포스코건설의 `송도 하버뷰Ⅱ`의 경우 548가구를 모집했다. 548가구의 가구당 평균 계약금은 5862만원(기준층 기준 계약금)으로 548가구가 모두가 계약을 한다고 가정하면 `하버뷰 Ⅱ` 분양에서 총 321억2541만원이 계약금으로 들어온다.
 

또 `청라 롯데캐슬` 257억3400만원, `청라 호반베르디움` 726억4770만원, `청라 한화 꿈에그린`278억2066만원, `청라 한일베라체` 119억3251만원, `청라 한라비발디` 분양에서 477억4006만원 등 총 2180억34만원의 자금이 청라·송도지역 아파트 계약금으로 유입된다. 

이와 함께 350만명에 이르는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를 통해 주택시장으로 몰린 돈을 계산하면 평균 월납입액을 12만원 정도로 봤을 때 4200억원 정도다.

결국 이들 3곳에서 주택시장으로 유입된 돈은 3조5287억원이다. 정부가 밝힌 4월말 기준 시중 부동자금 811조3000억원의 0.4% 정도에 불과한 수치다. 지난주 실시된 하이닉스반도체 일반공모 유상증자에서 청약증거금으로만 25조8307억원이 몰린 것과 비교해도 13.6% 정도 비중이다.

시중 유동성 중 일부가 주택시장으로 흘러가는 것은 맞지만 투기성이라기보다 실수요자들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분양 결과에서 보듯 실제로 주택시장 분위기가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지만 일각에서 우려하듯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며 "오히려 단기자금들이 장기 투자를 요하는 주택시장보다는 단기 투자가 가능한 주식 등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PB "움직임은 있지만 아직은 미미하다"

시중 은행에서 부동산 투자와 관련한 상담을 하는 부동산PB담당자들은 대체로 부동산 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PB팀장은 "최근 유동성 자금이 부동산으로 회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양해근 우리투자 부동산PB팀장 역시 "실제로 거래를 생각하고 상담을 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며 "이들은 상가, 빌딩 등을 주요 관심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전 부동산 시장 활황기처럼 분위기가 갑자기 급반전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최근 들어 주식시장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시중 자금이 쉽게 부동산 쪽으로 쏠리지는 않고 있다는 것.

김일수 기업은행 부동산PB팀장은 "대개 시중 자금은 주식시장으로 움직인 후 부동산시장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현재는 주식시장도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이라 부동산 시장도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부동산 경기가 개선된다면 전체 유동성 중 10~15% 정도는 장기적으로 부동산시장으로 옮겨가지 않겠냐"며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여러가지 불안요소가 있는 만큼 5% 미만 정도의 자금만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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