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아파트는 싫다"..뉴타운 주민 반발

거여·마천뉴타운 소형비율 높아 주민 `원성`
촉진계획 미확정된 뉴타운예정지 15곳도 논란 일듯
  • 등록 2007-11-06 오후 4:06:00

    수정 2007-11-06 오후 5:13:54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재개발 후 소형아파트 비율이 늘어나는 서울 거여·마천, 상계뉴타운 지역 주민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뉴타운에 소형아파트만 밀집시켜 저소득층만 몰아 넣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송파구청은 최근 거여동 202번지 및 마천동 128번지 일대 73만8426㎡(약 22만3000평)에 대한 거여·마천재정비촉진지구 계획(안)을 마련, 지난 5일까지 주민공람을 진행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정비 후 이 곳에는 임대아파트 1754가구를 포함해 총 1만1090가구의 아파트가 지어진다.

◇초소형-소형-중대형 비율 `51 : 35 : 14`
 
주민들이 지적하고 있는 문제는 새로 지을 아파트 가운데 초소형인 전용 60㎡ 이하의 비율이 51%에 달한다는 것. 송파구는 이밖에 60-85㎡이하는 35%, 85㎡초과는 14%로 신규 주택비율을 계획했다. 전용 60㎡ 이하가 약 5700여가구인 반면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는 1500여가구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이에 따라 현재 주민 중 단독주택 등 대지지분이 큰 이들 일부는 현재 살고 있는 주택보다 작은 면적의 아파트에 배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태다.

이 지역 주민인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북에서 개발 중인 장위뉴타운(면적별 비율 40:40:20)과 비교하면 중대형 비율이 너무 작아 `명품 주거단지`가 아닌 강남의 슬럼이 될 것"이라며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거마뉴타운은 소형아파트만 밀집하게 돼, 결국 강북띄우기와 강남죽이기의 이중적 희생양이 되는 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근에 세워지게 될 송파신도시(위례신도시)와 비교하면 주거 단지로서 가치가 크게 떨어지게 될 것이라는 게 주민들 지적이다.

◇상계·신림뉴타운 등 14곳도 논란 예고
 
최근 노원구와 서울시가 개발계획을 밝힌 상계뉴타운 역시 높은 소형 아파트 비율 탓에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상태다. 노원구는 철거민들의 집단 이주정착지인 이 곳을 6개 구역으로 나눠 임대주택 1788가구를 포함, 전용면적 51㎡에서 최대 185㎡까지 총 9110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그러나 이곳 2·3구역의 경우 들어설 아파트 총 2101가구 중 300여가구만 65㎡로 지어지고 나머지 1800여가구는 51-60㎡의 초소형으로 지어지는 등 소형 비율이 높다.

지난 8월 6885가구의 아파트(임대아파트 774가구)를 짓는다는 내용의 개발계획을 내놓은 관악구 신림뉴타운도 전용 60㎡ 이하 초소형 아파트 비율이 40%여서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밖에 북아현, 흑석, 수색·증산 등 3차 뉴타운 10곳과 2차 뉴타운 중 한남, 중화, 노량진, 신정, 방화 등 역시 서울시가 중대형 아파트 수를 줄이는 대신 소형을 많이 지어 가구수를 늘리려는 곳이다. 이 탓에 주민 동의를 구해 진행해야 할 이들 지역 재정비사업은 차질을 빚을 우려가 크다.
(관련기사 ☞서울시, 뉴타운 중대형아파트 줄인다 2007.02.07)
 
◇`오락가락` 서울시 뉴타운정책 비판도

그러나 뉴타운사업을 주도하는 서울시 측은 현실상 뉴타운에 중대형 아파트의 비율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거여동이나 상계동, 이문동 등 뉴타운 지역은 현재도 인구밀도가 높고, 소형 주택 보유자들이 많다"며 "용적률이 크게 상향되지 않는 이상 재정비 사업 후 주민들이 원하는 크기의 주택을 모두 공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제도상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중대형 아파트를 늘리라는 일부 주민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과거 뉴타운의 중대형 비율을 늘릴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아 주민들에게 허황된 기대를 하도록 한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비구역의 주민들만 탓할 수도 없다는 얘기다. 거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시가 원래 `40대 40대 20`(60㎡이하-85㎡이하-85㎡ 초과)이던 재개발지역 주택 비율을 `20대 40대 40`으로 바꾼다고 한 게 바로 작년 일"이라며 "발표때마다 지분값도 크게 요동을 쳤던 만큼 서울시와 구청이 책임있게 일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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