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변경, 강남집값 영향 `있다` vs `없다` 공방

강남권 수요집중 사라져, `가격 하락 견인할 것`
교육 외 문화·교통 입지 탄탄, `강남 집값 영향 없다`
  • 등록 2004-08-27 오후 3:41:22

    수정 2004-08-27 오후 3:41:22

[edaily 윤진섭기자] 지난 26일 교육인적자원부는 수능시험 비중을 줄이고, 내신 위주의 선발을 주요 골자로 하는 `대학입학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27일 업계 전문가와 현장 부동산 시장은 이번 조치가 `학교·학원 프리미엄`이 있는 서울 강남권의 집값에 긍정 요인보단 부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향후 집값에 대해선 `하락을 견인할 것`이란 주장과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의견을 엇갈리는 등 입시제도 변화에 따른 강남집값의 향배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탈(脫) 강남 바람 부채질..가격 하락 전주곡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강북 등 다른 곳에서 강남으로 진입하려는 욕구를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클 것”이라며 “앞서 시행된 EBS 수능 방송이 방학철마다 반복되는 강남권 수요 집중 현상을 사라지게 했듯이, 이번 내신제도 도입은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입시제도가 시행될 경우 `강남 프리미엄`은 고사하고 `강남 기피현상`을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부동산뱅크 양해근 실장은 “일부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내신 성적을 위해 `강남`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갈 가능성이 높다”라며 “결국 초·중고 자녀를 둔 젊은층을 중심으로 굳이 비싼 생활비를 감수하면서 강남에 살 이유가 사라져, 결국 `탈(脫) 강남 바람`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는 매매가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강남권의 전세가격이 재건축 규제, EBS 수능 방송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점도 이런 예측을 뒷받침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는 8월 현재 강남구 전세금이 연초보다 4.41% 하락해 서울 평균 낙폭 1.61%의 3배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학원이 몰려 있는 대치동은 9.01%나 떨어졌다. ◇`강남특수`교육 외 문화·교통 우위 뛰어나..가격하락 힘들어 반면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는 강남권 일대 중개업소의 동향을 살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대책이 발표된 뒤에도 이번 교육부의 조치로 아파트 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분위기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치동 현대공인 관계자는 “입시제도의 경우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속칭 `비일관성`이 특성”이라며 “대다수 주민들이 교육 못지않게 `강남 거주`라는 브랜드 인지도가 커, 매매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위기”라고 말했다. 같은 지역의 하나공인 관계자는 “현재 강남 집값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양도세 등 각종 세금”이라며 “막대한 세금을 물면서까지 자식 교육을 이유로 외부로 나가는 수요가 과연 얼마나 있게냐”라고 반문했다. 전세가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매매가 하락까지 연결되기는 역부족이란 의견도 있다. 스피드뱅크 안명숙 소장은 “강남 집값이 높은 데는 탄탄한 교육 못지않게 문화, 교통 등의 요인의 영향도 크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안 소장은 “결국 강남 소유 아파트를 전세를 주고, 타 지역에 거주하는 방식이 되거나 아예 자녀들을 통학시키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은 고려할 수 있지만, 문화와 교통 등이 뛰어난 강남 거주를 포기하는 수요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내신 확대에 따라 또 다른 강남 특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이사는 “강남권 학교나 학원은 여전히 질 좋은 교육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라며 “결국 내신을 높이는 등 대책을 흡수, 반영한 교육상품이 출현할 가능성이 높아, 이번 대책으로 인해 강남 집값이 영향을 받기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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