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수급대상 선감학원 피해자도 경기도 지원금 받는다

경기도 선감학원 지원 개정조례안 10일부로 공포
기존 제도상으로는 지원급 수령시 수급자 지위 박탈
생활안정지원금 대신 생계보조수당으로 지급키로
  • 등록 2024-01-10 오전 10:19:11

    수정 2024-01-10 오전 10:19:11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대표적 국가폭력 사태인 선감학원 피해자 중 기초생활수급자들도 경기도의 지원금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0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이날 ‘경기도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 등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공포했다.

2022년 10월 19일 오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선감학원 아동인권침해 사건 관련 유해 매장 추정지를 찾아 헌화 및 묵념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선감학원은 1946년부터 1982년까지 부랑아 교화 명분으로 운영된 수용시설이다. 이곳으로 강제 연행된 4691명의 아동·청소년들은 굶주림, 강제노역, 폭언·폭행 등의 가혹행위를 당했다. 2022년 10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선감학원 수용자를 피해자로 인정하는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경기도는 민선 8기 김동연 지사 취임 후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지난해 1월부터 피해상처 치유 및 명예회복을 위한 지원 사업을 적극 추진했으며 3월 도에 거주하는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피해자에게 500만 원의 위로금과 월 20만 원의 생활안정지원금 지급을 시작했다.

선감학원 같은 국가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위로금 지급은 경기도가 최초다.

하지만 피해자 중 상당수가 기초생활수급자여서 경기도가 지급하는 생활안정지원금이 소득인정액에 포함돼 사실상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었다.

이 같은 문제는 이상원 경기도의원(국민의힘·고양7)이 지난해 경기도 인권담당관을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선감학원 생활안정지원금을 수급 시 기초생활수급대상에서 박탈될 수밖에 없다”며 “인권담당관이 지원대상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사업을 추진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하면서 대두됐다.

실제 지난해 경기도의 선감학원 피해자 생활안정지원금 지급 대상자 194명 중 27%에 달하는 52명이 기초생활수급자였다.

이후 박세원 도의원(더불어민주당·화성3)이 대표발의한 선감학원 관련 개정조례안이 지난해 말 도의회를 통과하면서 기초생활수급자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경기도는 개정된 조례에 따라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에게 지원하는 월 20만 원의 생활안정지원금을 기초생활수급자에 한해 생활안정지원금 대신 생계보조수당을 지급하도록 했다.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지침은 기초생활수급자의 생활을 보조하는 수당의 경우 소득인정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선감학원 피해자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도 온전히 수당을 지급할 수 있게 됐다.

마순흥 경기도 인권담당관은 “선감학원 피해자 대부분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힘든 삶을 살아오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모든 피해자 분들이 사각지대 없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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