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외교 '광폭 행보'…브라질·스페인·프랑스와 릴레이 정상회담

룰라·산체스·마크롱 잇따라 방중…러-우크라 중재안 논의
'평화 중재자' 자처 시진핑…서방국가 호응 여부 미지수
  • 등록 2023-03-24 오후 1:36:40

    수정 2023-03-24 오후 1:36:40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말부터 브라질·스페인·프랑스와 연쇄 정상회담에 나선다. 시 주석은 최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난 데 이어 주요국 정상과도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하며 ‘평화 중재자’를 자처하는 모양새다.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전체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AFP)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오는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 주석을 만난다고 보도했다.

룰라 대통령은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 기업인 240명을 대동하고 중국을 방문한다. 룰라 대통령은 시 주석 집권 3기 중국을 첫 국빈 방문하는 외국 정상이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GT)는 시 주석과 룰라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달 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회의를 하고 전쟁 종식을 위한 국제 중재에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각각 이달 말과 다음 달 초 방중,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은 올해 하반기 유럽연합(EU) 이사회 순환 의장국이며, 프랑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 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이날 중국과 정상회담 일정을 공개하면서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평화와 관련해 어떤 입장인지 직접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체스 총리는 30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에 참석하고, 31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프랑스 현지 매체에 중국 방문 계획을 밝히며 “중국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도록 압박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언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을 잇따라 만나는 등 양국 간 중재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중국이 제시한 ‘전쟁 평화 중재안’에 대해 서방 국가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인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의 입장’을 공개했다. 12개 항으로 된 일종의 평화 중재안에서 중국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직접 대화와 휴전 등을 촉구했다. 시 주석은 지난 21일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중재안에 대해 논의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에 중국을 방문할 것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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