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 "민간 배드뱅크, 부실채 시장 촉매"

"설립 자문하다 자연스럽게 참여"
"법정관리 채권시장 새로 생길 것"
  • 등록 2009-09-08 오후 4:02:11

    수정 2009-09-08 오후 4:10:04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민간 배드뱅크는 부실채권 시장이 역동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촉매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이성규 민간 배드뱅크 사장 내정자(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은 내정 사실이 보도된 8일 기자를 만나 이렇게 밝혔다.

이 내정자는 "시장에 부실채권 물량이 쏟아져 가격 왜곡이 우려될 때 민간 배드뱅크의 존재가 매입자들간 경쟁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며 "
민간 배드뱅크가 부실채권을 얼마나 사들였느냐, 하는 숫자보다는 이렇게 시장을 형성하고 매수기반을 강화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준비된 배드뱅크 CEO의 `포스`가 묻어난다고 하자, 그는 "(민간 배드뱅크 설립 논의의) 초기부터 자문을 했다"고 했다. 언제 대표직을 제안받게 됐느냐는 물음에도 "업무에 간여하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고 답했다.

이 내정자는 현재 하나금융지주에서 전략 등을 담당하는 부사장직을 맡고 있다. 특정 금융사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각 은행의 이해관계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 은행 공동출자기업 대표로 발탁된 것. 이에 대해 그는 "과거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사무국에서 일할 때 나름대로 공정하게 했다고 봐주신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또 현재 몸담고 있는 하나금융지주의 김승유 회장에 대해서는 "최근 회장께서 서민과 소외계층을 위한 금융 등 공익 사업을 열심히 하신다"며 "은행권에 (공익적) 기능이 필요하다고 하니 양해해 주신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민간 배드뱅크를 통해 법정관리 채권들을 소화할 시장도 새로 생길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은행들이 이런 채권들을 묶어(pooling) 매각하면 시장 지배력도 생기고 구조조정도 더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캠코와의 우호적인 관계도 강조했다. "민간 배드뱅크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것들은 `큰 형님`인 캠코에서 맡아주어야 하고, 앞으로 서로 협력할 일도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은행권에서 민간 배드뱅크가 과연 한시조직으로 끝나겠느냐고 우려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한시조직인 민간 배드뱅크를 5년 후 해체하는 것"이라며 "과거 구조조정 사무국도 2년 후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지 않았느냐"고 했다. "민간 배드뱅크는 시한 내에 부실채권들을 처리하고, 그 과정에서 쌓이는 `프랙티스`를 각 은행에 돌려주는 것이 역할"이라는게 그의 신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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