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주말인 15일 주식시장은 개장초 급락세를 딛고 일어섰다. 이날 반등의 주역은 개인이었다. 개인은 쏟아지는 매물을 고스란히 받아내며 시장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원없이 팔고, 개인은 원없이 사들이는 모양세를 연출했다. 특히 개인은 지난 한 주간(11일~15일) 거래소시장에서 닷새연속 매수기조를 이어가며 366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날만 172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은 지난밤 미국증시가 약세를 보였고, 옵션만기일을 피해 롤오버(이월)된 차익거래 잔고가 매물로 쏟아지는 상황에서 매수세를 보인 것인다. 개인은 본격적인 사자에 나선 것일까. 아무튼 시장은 이같은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맷집을 자랑했다.
그러나 시장의 거래량은 오히려 줄었다. 거래대금도 위축됐다. 또 개인만의 사자세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연 다음주(18일~22일)에도 개인이 시장의 선봉장 역할을 해낼 것인가. 아니면 또다른 매수주체가 등장할 것인가. 궁금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시세가 뻗어간다면 직전고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또다시 도돌이표를 연주할 것인가. 이것이 다음주 시장을 궁금하게 만드는 까닭이다.
◇외국인이 팔아도 떴다
종합주가지수는 전약후강의 흐름속에 5.21포인트(0.85%) 오른 618.96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날 마감지수는 장중최고지수다.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모양세다. 장중저점지수(604.37P) 대비 15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린 셈이다.
이날 외국인은 169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매도세는 반도체와 통신주에 집중됐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를 888억원 순매도한 것을 비롯 하이닉스 402억원, SK텔레콤 172억원, 삼성전자(1우) 85억원, 한국전력 77억원, 삼성SDI 41억원 등의 순으로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561계약의 매도포지션을 취했다. 거래소시장에서 현선물을 모두 팔아치운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이 팔아도 시장이 뜬 것이다. 이처럼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를 딛고 올라선 것은 오랜만이며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시황분석가들은 외국인의 매도는 하이닉스와 연관지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하이닉스의 DR발행가(3100원)가 현물 주가(4100원) 보다 25%(1000원) 낮게 형성된 만큼 현물을 팔고, DR을 사는 차익거래를 외국인이 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차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매도는 현물가와 DR가격이 균형을 맞출때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또 삼성전자의 경우 국제 반도체 가격 약세와 이에 따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약세와 하이닉스의 부담이 상당부분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분석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개인이 시장을 받치고는 있지만 외국인의 매도가 지속될 경우 주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은 유념할 일이다.
◇코스닥도 전약후강..거래량 감소는 부담
코스닥시장도 전약후강의 흐름을 보이며 0.36포인트 오른 82.49포인트를 기록했다. 나흘연속 오름세다. 코스닥도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마감지수가 장중최고지수를 나타냈다. 괜찮은 모양세다.
그러나 거래가 부진한 것은 부담으로 와닿고 있다. 이날 거래량은 3억8천여만주로 나흘만에 4억주를 밑돌았다. 거래대금도 1조6356억원에 그쳤다. 거래대금은 지난 12일 이후 나흘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거래의 부진은 거래소도 마찬가지다. 이날 거래소시장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3억7583만주와 1조9842억원으로 전일 보다 거래량은 4500만주, 거래대금은 1500억원 가량 줄었다.
◇구조조정 기대감..그러나
이날 개인의 폭발적인 매수세는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밑바탕에 깔렸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하이닉스의 DR발행과 장중에 보도된 GM의 대우차 부평공장 매수 가능성 소식(산업은행은 노코멘트)등이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구조조정이 증시의 화두로 떠오른 셈이다. 구조조정 수혜기대감으로 금융주, 특히 은행주가 강세를 보였다.
이날 은행업종지수는 3.34포인트(2.65%) 오른 129.51포인트로 기록하며 종전 연중최고치였던 지난 2월20일의 128.53포인트를 근 넉달만에 경신했다. 대규모 매도공세에 나선 외국인도 이날 금융주를 소폭이지만 3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하이닉스 문제도 그렇고, 대우차 문제도 윤곽을 잡아가면서 불확실성이 점차 가시는 모양세다. 정부는 구조조정촉진법도 만들어 금융기관의 출자전환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기업이 DR을 발행하고 금융기관의 출자전환이 이뤄졌다고 구조조정이 완료된 것은 아니다. 최소한의 회생기반을 만든 것에 불과하다. 구조조정은 단기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시간을 요하는 문제인 것이다.
특히 대규모의 DR 발행은 그만큼 시장에 물량이 공급된 것으로 봐야한다. 또 이미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이나, 금융기관이 채무를 출자전환한 기업의 경우 훗날 증시를 통해 자금을 회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기적으로 수급구조에 부담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구조조정에 대해선 완료형이 아닌 진행형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차분한 대응전략을
다음주 주식시장은 주초반 직전고점을 넘어설 경우 제한적인 추가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고점 경신에 따른 새로운 시장분위기의 형성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초반 시세탄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거나 상승탄력이 둔화될 경우엔 다시금 박스권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주말 미국증시의 움직임과 이에 따른 외국인의 매매동향, 그리고 개인의 매수세 지속여부와 거래량 추이등을 차분히 살펴보면서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주식값이 오를 때나, 떨어질 때나 흥분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