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림프 미국 당선인이 11월 13일(현지시간) 백악관 타운오피스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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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내년이면 미국 정권이 교체되는 가운데, 크리스마스를 맞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서로 엇갈린 메시지를 전해 눈길을 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현지시간) 자정에 가까워 공개된 백악관 크리스마스 장식 투어 영상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에게 “모든 소음과 우리를 나누는 모든 것을 제쳐놓아라”라고 말했다.
| 백악관의 올해 크리스마스 장식 (사진=백악관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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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가 백악관에 장식된 크리스마스트리와 벽난로들을 훑고 지나가는 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서로를 돌보고 사랑하기 위해 지구에 왔다”고 내레이션을 했다. 그는 “우리는 서로를 이웃이나 동료 미국인이 아닌 적이라고 보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미국인들에게 “조용한 성찰의 시간”을 통해 “빛 속에서 살아가며” 미국인을 나누는 것보다 하나로 묶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상기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가 이 나라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진정한 축복”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 오전 자신이 만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자신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사진을 올린 것으로 크리스마스 인사를 시작했다. 그는 이후 자신이 백악관에 있던 시설 크리스마스 연설 영상과 산타클로스가 된 자신이 썰매를 모는 영상 등을 올리며 크리스마스를 축하했다.
|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계정에 올린 동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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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도로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수십 개의 게시글을 올렸는데 게 중에는 “네가 절대 대통령이 되지 못할 거라고 했던 사람을 취임식에서 만났을 때”라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자신의 밈(meme) 사진도 있었다. 아울러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와 파나마 운하, 그린란드 등 국내외 정치적 이슈에 대한 다양한 글을 게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파나마 운하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파나마 공화국에 대해 “바가지를 씌운다”라고 비난했다. 또 “그린란드는 국가 안보 용도로 미국에 필요하고, 그린란드 주민들은 미국이 오기를 원하며 우리는 갈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크리스마스 인사를 전한다면서 “그의 국민은 너무나도 많은 세금을 내지만 캐나다가 우리의 51번째 주(州·state)가 된다면 세금은 60% 이상 감면되고 기들은 규모가 즉시 두 배가 될 것이며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더 군사적으로 보호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기가 캐나다 아이스하키 전설인 웨인 그레츠키를 만났다면서 “난 그에게 ‘웨인, 왜 캐나다 총리에 출마하지 않느냐. 이 자리는 곧 캐나다 주지사로 알려지게 될 것이다. 당신은 쉽게 이길 것이며 선거운동조차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레츠키가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캐나다 국민이 그레츠키를 총리로 만들기 위한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자가 올린 게시글 중에는 분열 대신 화합을 강조했던 바이든 대통령과 정반대되는 메시지도 있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급진 좌파 광신도에게 메리크리스마스를 전한다”면서 “이들은 끊임없이 우리의 사법 시스템과 선거를 방해하려고 하고 위대한 미국 시민들과 애국자들을 공격하지만, 특히 그들의 정치적 상대인 나를 겨냥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자신들의 유일한 생존가능성이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에게서 사면받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규모 사면조치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종신형으로 감형한 연방 사형수 37명에 대해서도 “이 좋은 영혼들에게 메리크리스마스를 전하는 것을 거부하며 대신 이렇게 말하겠다. 지옥으로 가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