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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영국이 오는 4월부터 디지털세를 부과한다고 밝히자 미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자리에서 “만약 우리 디지털기업에 임의로 세금을 부과한다면 우리는 자동차 기업을 상대로 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당시 므누신 재무장관 옆에는 사지드 자비드 영국 재무장관이 앉아 있었다.
이어 므누신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잘 얘기를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디지털세는 전임 테리사 메이 총리 당시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이 발표한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국경을 넘어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면서도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지적에 따라 영국 내 매출에 대한 약 2%의 세금을 부과한다. 영국은 이로써 2023~2024년까지 4억 4000만파운드(7000억원)의 세금이 걷힐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디지털세에 대한 글로벌 합의가 있을 때까지 영국 등 특정 국가가 단독으로 이를 도입하는 것을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현재 디지털세는 OECD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예바 국제기금통화(IMF) 총재는 “기술기업에 대한 공평한 과세를 필요하지만, 다국적 계약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영국 외에 프랑스가 이미 디지털세를 도입했으며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터키 등도 부과를 검토 중이다. 그러나 미국이 프랑스에 대한 보복관세를 연말까지 보류하기로 하면서 프랑스 역시 디지털 관세를 1년 연기하기로 했다.
디지털 관세를 둘러싼 미국과 영국의 줄다리기는 향후 이뤄질 양국 간 무역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영국은 유럽연합(EU)을 탈퇴하면서 미국과 개별적인 무역협상을 맺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