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사장단, 조촐하게 치른 '호암 30주기 추도식'

9시쯤 홍라희 여사 등 차분하게 '가족 추도식'
삼성 사장단 약 60명 참석..한 시간쯤 머물러
오후에는 CJ· 신세계 등 범 삼성가 선영 찾아
  • 등록 2017-11-17 오전 11:56:53

    수정 2017-11-17 오후 1:47:44

▲17일 오전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안에 위치한 호암미술관 선영에서 호암(湖巖)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의 30주기 추도식을 진행했다
[용인(경기도)=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17일 오전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안에 위치한 호암미술관 정문 앞. 입구를 지키는 경호원 옆에는 ‘오늘은 미술관 임시 휴관일입니다’라는 내용의 안내판이 놓였다.

이날 삼성호암재단은 경기도 용인 소재 호암미술관 선영에서 호암(湖巖)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의 30주기 추도식을 진행했다. 호암의 기일(忌日)은 원래 19일이지만, 올해는 일요일인 관계로 추도식 날짜를 이틀 앞당겼다.

추도식 행사장 인근에는 이른 아침부터 나와 대기한 삼성 관계자와 에스원 직원 수십 명이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했다. 수은주가 영상 2도를 가리키는 쌀쌀한 날씨 탓에 두터운 점퍼와 핫팩으로 무장한 삼성 관계자들은 행사장 인근 곳곳에 배치돼 현장을 지켰다.

오전 9시로 예정된 가족 추도식을 10분 가량 앞둔 8시50분쯤 홍라희 여사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 부문 사장 등 삼성 오너일가를 태운 검정색 스타크래프트 밴과 카니발 차량이 정문을 통과해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선영으로 향했다.

홍 여사와 이건희 삼성 회장의 딸들은 참배를 마치고 9시 15분쯤 호암미술관을 빠져나왔다. 삼성 관계자는 “선대회장 선영에서 간단하게 참배만 마치고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너가(家)가 떠난 뒤 한 시간여 지나, 10시 20분쯤부터는 검은색 에쿠스 차량들이 하나 둘 정문을 통과했다. 삼성 계열사 사장단 약 60명이 추도식에 참여하기 위해 선영을 찾은 것이다. 추도식에 참석하는 사장단은 보통 간단한 추모의식을 치르고, 식사를 하는 순서로 한시간 가량 머물다 간다.

삼성 관계자는 “불가피한 일정이 있는 일부 사장단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참배를 마친 뒤, 오랫만에 만나 식사를 하면서 담소를 나눈다”고 말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권오현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윤부근, 신종균 부회장을 비롯해 그룹 핵심 관계자와 계열사 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추도식은 전반적으로 차분하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30주기라서 의미가 깊지만,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인데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수감으로 모두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범(汎) 삼성가(家)인 CJ, 신세계, 한솔그룹의 계열사 대표들이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호암미술관 선영을 찾는다.

오후 2시쯤에는 손경식 CJ 회장과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날 추도식에는 불참하고, 기일인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가족 제사를 주재한다.

신세계에서는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 이갑수 이마트 대표 등이 이날 추도식에 참석한다. 하지만 호암의 딸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외손자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 사장은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한솔에서도 계열사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17일 호암(湖巖)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의 30주기 추도식에서 참석하기 위해 삼성 사장단이 호암미술관으로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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