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혈관벽에 지방성분이 쌓여 염증과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는 고지혈증 환자가 지난해 177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보다 55만명(44.8%) 늘어난 수치며 연평균 10%씩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고지혈증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12년 122만8000명에서 지난해 177만8000명으로 55만명(44.8%) 늘어났다. 이에 따라 고지혈증에 따른 진료비도 같은 기간 2327억원에서 3745억원으로 60.9% 증가했다.
오성진 일산병원 교수(심장내과)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부족, 비만, 과도한 음주 및 스트레스 등이 요인”이라며 “당뇨병, 고혈압 등과 같은 성인병 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고지혈증 진단과 치료 기준이 강화되면서 과거에 관찰 대상이던 사람들이 치료 대상으로 바뀐 점도 증가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고지혈증 진료인원 추이.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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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지혈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를 연령대별(인구 10만명당 기준)로 살펴보면 60대가 9702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대(7450명)와 50대(7175명)가 뒤를 이어 중·장년층이 고지혈증에 가장 많이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 교수는 “고령일수록 지질대사가 감소해 고지혈증이 더 자주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에는 청소년 고지혈증 환자 사례도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인구 10만 명 당’ 진료인원의 최근 5년간 진료 추이를 살펴보면 10대의 경우 2012년 144명에서 지난해 210명으로 45.8%(66명)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건강보험공단은 “연평균 증가율도 10%에 육박하는 등 청소년들의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10대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서구식 생활 습관과 함께 건강 검진 등으로 예전보다 고지혈증에 대한 검사가 보편화돼 과거에 진단되지 않았던 젊은 환자들이 진단되고 있는 점을 꼽았다.
성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전체 진료인원 177만8000명 가운데 남성은 70만4000명, 여성은 107만4000명을 각각 기록했다.
|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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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고지혈증 예방을 위해서는 중년의 나이에 살이 찌지 않도록 체중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기름기가 많은 육류나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줄이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야채, 과일, 콩 등의 음식 섭취량을 늘리는 것을 권장한다.
저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충분한 시간동안 하는 것도 좋다. 오 교수는 “운동을 하면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은 올라가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은 떨어진다”며 “주의할 점은 100m 전력 질주처럼 고강도 운동은 중년에게 유산소 운동이 아닌 유해산소 운동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