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약으로 희비 엇갈린 `유한양행·대웅제약`

  • 등록 2012-11-05 오후 3:26:53

    수정 2012-11-05 오후 3:26:53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유한양행(000100)대웅제약(069620)의 매출이 수입약 판매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시장성 있는 수입신약을 대거 장착한 유한양행은 매출이 고공비행하는 반면 수입약 판매가 예전보다 더딘 대웅제약은 매출 하락세가 크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568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8% 늘었다. 약가인하 여파로 제약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장세다. 반면 대웅제약의 3분기 누적 매출은 52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줄었다.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의 분기별 매출 추이(단위: 억원)
3분기 매출만 살펴보면 양사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유한양행의 매출은 2009억원으로 전년대비 22.0% 증가했지만 대웅제약은 1755억원으로 6.2% 감소했다.

양사간의 실적 희비는 다국적제약사로부터 판매 대행하는 수입신약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부터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 당뇨약 ‘트라젠타’, 고혈압약 ‘미카르디스’, 페렴백신 ‘프리베나’ 등 다국적제약사개 개발한 수입신약의 국내 판권을 가져오면서 라이선스 시장에서 ‘큰 손’으로 자리잡았다.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트윈스타의 경우 발매 2년째인 올해 매출이 400억원을 넘어섰다. 유한양행의 상반기 상품매출 비중은 전체의 59.0%로 2010년 45.9%보다 급등했다. 상품매출은 다른 업체가 생산한 제품을 도입·판매해 올린 매출을 말한다.

대웅제약은 사정이 다르다. 이 회사는 그동안 국내업체중 수입약 판매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고혈압약 ‘올메텍’ , 소화불량치료제 ‘가스모틴’,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 등 주력제품이 수입약으로 포진됐다.

대웅제약은 지난 2008년부터 골다공증약 ‘포사맥스’, 당뇨병약 ‘자누비아’, 항궤양제 ‘넥시움’ 등을 도입하면서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매출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굵직한 수입약을 유한양행이 가져가고 대웅제약은 수입약 판매가 뜸해지면서 약가인하에 따른 손실을 피해가지 못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약 장착을 통해 리베이트 규제와 약가인하로 지속되는 실적 부진을 극복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수입약 의존도가 높아지면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매출 공백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과거 시알리스, 보톡스 등을 판매하다 원 개발사에 되돌려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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