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4년 전보다 나아졌습니까?"

4년 전과의 경제상황 비교가 더 영향줄듯
취임당시보다는 현재 상황이 더 양호
  • 등록 2012-08-09 오후 2:50:19

    수정 2012-08-09 오후 2:50:19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예나 지금이나 선거에서 경제, 즉 먹고사는 문제는 결코 무시 못할 변수다. 특히 유권자들의 체감온도가 중요하다. 올해 11월 대선을 치를 예정인 미국에서도 마찬가지. 이미 경제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여부를 가를 가장 큰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데, 지표 악화 등으로 별 도움이 못되고 있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무엇보다 ‘4년 전보다 가계 사정이 나아졌는지 여부’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떠올려 볼 수 있다. 1980년 대선 당시 레이건 후보는 “4년 전보다 경제적인 상황이 좋아졌냐”고 질문하면서 유권자들에게 호소한 것으로 유명한데, 이 질문을 놓고 보면 단순히 오바마 대통령에게 불리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다. 그가 취임했던 2009년 당시엔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신용시장이 거의 마비됐던 만큼 최악의 상황은 분명 벗어났기 때문이다.

WSJ는 결국 미국인들이 오바마 대통령이 금융 재앙을 피하게 해준 것, 그리고 여전히 실망스러운 경제 회복세 중 어느 쪽에 의미를 더 둘지가 관심사라고 봤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전히 부진한 경제는 공화당 정권의 산물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 측은 “오바마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유권자들의 믿음도 크게 분산돼 있다. WSJ/NBC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운용 능력에 대해 50~53%의 응답자는 불만을 나타내고 있지만 45% 이하의 응답자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편이다. 경제와 고용 등 각각의 이슈에 대해서도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롬니를 소폭 앞서고 있다.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8.3%로, 재선에 도전했던 대통령 가운데서는 프랭클린 루즈벨트 이후로 가장 높지만 오바마가 취임했을 당시 실업률이 이미 7.8%에 달했던지라 임기동안의 실업률 변화 폭은 오히려 다른 대통령들보다 크지 않은 편이다.

WSJ는 “일부 미국인들은 4년 전보다는 사정이 나아졌다고 느낀다”며 “문제는 이들이 돈을 더 벌게 됐기 때문이 아니라 예전보다 부채를 줄였고 (신용시장이 경색됐을 때보다)돈을 빌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WSJ은 경제 상황은 계속 변하고 있어 향후 몇 주간 나올 경제지표가 표심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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