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현동기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될 것인가. 18일 뉴욕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가장 주목한다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대면한다.
전일 나온 4월 산업생산과 생산자물가지수(PPI)과 함께 미국 인플레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지표다. FRB의 향후 금리인상 속도를 예상해 볼 수 있는 가늠자이기도 하다. 그만큼 시장은 인플레 지표를 주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유령
전일 뉴욕증시는 장 초반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는 뛰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에 시달렸다. 4월 산업생산이 예상과 달리 0.2% 감소하고, 지난달 생산자 물가는 0.6% 올라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0.4%를 크게 웃돌았다.
4월 소매판매가 급증하고 국제유가가 48달러대로 추락하면서 미국 경제가 `소프트 패치(상승국면속의 일시적 경기둔화)` 국면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감이 무르익는 상황에서 산업생산 부진과 PPI 상승의 충격은 돌출했다.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적지 않았지만 미 정부의 위안화 압박정책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시장은 이틀째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속으로 빠져 들 지`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은 이날 오전 8시30분(현지시간) 노동부가 발표할 예정인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달려있다.
전망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4월 CPI는 평균 0.4%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3월의 0.6%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PPI가 시장 기대치 보다 높게 나왔지만 CPI가 낮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예상보다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생산자물가 변화는 통상 1∼3개월 후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의 유령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판단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CPI가 시장 전망과 어느정도 부합할지가 관건이다.
전일 주요 지수는 강세로 마감했지만, 거래량이 많지는 않았다. 거래량 부족은 강세론자든 약세론자든 투자자들의 확신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파트너리 에셋 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CEO)인 존 데이비슨은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은 박스권을 형성할 것 같다"면서 "위안화 환율문제든 경제 펀더멘털이든 시장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많고, 지수 상승폭이 제한적이었던 것도 이를 입증한다"고 분석했다.
◇`HP 효과`는 없나
세계 최대 프린터 판매업체이자 2위 개인용 컴퓨터(PC) 판매업체인 휴렛패커드(HP)는 17일 장마감후 지난 2분기 중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주당 순이익이 37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보다 1센트 높은 수준이다. 다만, 3분기중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32센트)보다 적은 주당 29∼31센트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HP의 실적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프린터 사업부문에서의 가격인하와 감원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외에 노트북과 워크스테이션 사업부문에서의 PC 부문에서 이익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어렌크란츠 킹 너스바움의 주식 전략가인 배리 히만은 "HP의 실적은 놀라란한 것이었고 당장 내일 PC업체들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웹로직 서버 등 어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업체인 BEA 시스템즈도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주당순이익(EPS) 예상치는 주당 0.08달러다. 지난해 1분기 EPS는 주당 0.07달러.
◇펀드매니저 "주식비중 줄이겠다"
한편, 메릴린치가 전세계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6%가 "향후 12개월간 세계 경제 성장세가 소폭 혹은 큰폭으로 둔화될 것"이라 답해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비관론이 3월 33%, 4월 50%에 이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실적에 대해서도 부정적 시각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60%는 "향후 1년간 기업 실적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4월 52%, 3월 39%보다 크게 높다. 다만 세계 경제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오후 4시40분 현재 지수선물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나스닥100 선물은 5포인트, S&P500 선물은 2.5포인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