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LG이노텍(011070)이 중(重)희토류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세계 최고 수준의 자력을 갖춘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자석)’ 개발에 성공했다.
| LG이노텍이 업계 최초로 개발한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 (사진=LG이노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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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은 중희토류를 대체하는 합금물질을 개발해 마그넷 신제품을 제조했다고 30일 밝혔다. 마그넷은 스마트폰과 차량 모터, 오디오 스피커 등 자력을 동력으로 삼는 전자제품에 필수로 탑재되는 부품이다. LG이노텍은 지난 2021년 중희토류 사용량을 기존보다 60% 줄인 마그넷을 선보였는데 이번에는 중희토류를 아예 대체한 것이다.
기존 마그넷에서는 중희토류가 핵심원료였다. 중희토류는 고온에서 자력 유지를 위한 성분으로 쓰인다. 중국 등 특정 국가에서만 생산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가격 변동성 및 공급 불안정성이 높은 원재료로 알려져 있다. 채굴 과정에서 환경오염도 초래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LG이노텍은 한국재료연구원과 협력했다. 이들은 중희토류를 대체할 수 있는 다원계 합금 물질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합금 물질을 자석에 균일하게 바른 후 열을 가해 고르게 흡수시켜 마그넷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 마그넷은 업계 최고 수준인 13.8kG(킬로가우스, 자석세기단위)의 자석 성능을 자랑한다. 아울러 180도 고온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등 내구성도 확보했다.
LG이노텍은 이 마그넷 개발로 공급망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중희토류는 중국이 공급권을 사실상 독점하는 희귀광물이다. 한국자원서비스(KOMIS)에 따르면 중희토류의 일종인 테르븀은 지난 4년간 kg당 가격이 900달러에서 2983달러를 오가며 크게 널뛰었다. 디스프로슘도 4년 동안 최대 18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중희토류를 대체하면서 마그넷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비용도 기존보다 60% 낮출 수 있다.
| LG이노텍 직원들이 중희토류가 전혀 사용되지 않은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LG이노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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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은 마그넷 신제품이 ESG 의무가 강화되는 글로벌 산업 트렌드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중희토류는 1kg 채굴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₂)만 0.5톤이 넘으며 450kg 상당의 산성폐수 및 방사능물질이 발생한다. LG이노텍의 마그넷을 사용하면 그만큼 중희토류 채굴이 불필요해져 환경오염 물질을 저감할 수 있다. 전기차에 장착하는 마그넷을 LG이노텍의 신제품으로 대체하면 전기차 1대당 약 45kg의 환경오염 물질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이노텍은 우선 자사 제품에 마그넷 신제품을 적용할 예정이다. 글로벌 완성차 및 차량부품 기업, 스마트폰 제조 기업 대상으로도 프로모션을 적극 펼쳐 가전·로봇 등 적용 분야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노승원 LG이노텍 CTO(전무)는 “경(輕)희토류까지 대체해 희토류 사용을 완전히 배제한 ‘무희토류 마그넷’도 현재 개발 중”이라며 “앞으로도 혁신 소재와 부품을 한발 앞서 선보이며 차별적 고객가치를 지속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