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국과 17개 유엔군사령부 회원국의 국방장관 및 대표가 참가하는 국제회의가 14일 서울에서 처음 열렸다. 이날 오전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유엔사 국방장관회의에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팻 콘로이 호주 방산장관을 비롯한 17개 유엔사 회원국 대표가 참석했다.
유엔사 회원국은 6·25전쟁 때 전투병을 파병한 미국·영국·캐나다·튀르키예·호주·필리핀·태국·네덜란드·콜롬비아·그리스·뉴질랜드·벨기에·프랑스·남아공 등 14개국과 의료지원단을 보낸 노르웨이·덴마크·이탈리아 등 3개국이다.
|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13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회의 축하 환영만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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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는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 이후 유엔 결의로 결성됐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이후에도 정전협정 관리와 유사시 한미연합군사령부 전력 지원 임무를 맡고 있다. 미군 4성 장군인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유엔군사령관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한국과 유엔사 회원국의 국방장관 및 대표가 모여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첫 회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게 국방부 설명이다. 참가국들은 회의 뒤 한반도에서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적대 행위나 무력 공격이 재개될 경우 유엔사 회원국들이 공동으로 대응할 것을 결의하는 공동선언문도 채택한다.
신원식 장관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이번 회의는 북한의 위협에 맞서 국제사회의 단합된 힘을 과시하고 회원국간 연대를 더욱 강화하는 자리”라면서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수호 의지를 재확인하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 장관은 “6·25전쟁 때와 달리 이제 북한은 유엔 회원국이 됐는데, 북한이 또다시 불법 남침을 한다면 이는 유엔 회원국이 유엔사를 공격하는 자기모순이며 나아가 유엔과 국제사회에 대한 심각한 배신행위”라면서 “유엔사를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응징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 등을 겨냥해서도 “6·25전쟁 때 북한을 도왔던 나라들이 또 돕겠다고 나선다면 그 나라들 역시 북한과 같은 응징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는 전날 공보문에서 한·유엔사 국방장관회의에 대해 “조선반도(한반도)의 안보 지형이 전쟁 지향적 구도로 더욱 확고히 굳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유엔사 해체를 거듭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