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서방의 자금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밝혔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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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국영 ‘1+1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평시에 선거를 치르는데 50억흐리우냐(약 1800억원)가 든다. 전시엔 얼마나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미국과 유럽이 재정지원을 해준다면 선거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우크라이나는 올해 10월에 총선을, 내년 3월 대선을 각각 치러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계엄령이 선포돼 현재는 선거를 치를 수 없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는 계엄령을 90일마다 연장하고 있으며 가장 최근엔 11월 15일까지 연장됐다.
합법적인 선거를 위해선 전장에 투입된 군인이나 해외로 도피한 국민들의 투표권도 보장해야 하는데, 선거참관인을 각지로 보내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게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이다. 그는 “군사 자금에서 돈을 빼 선거를 치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는 법으로 정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23일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한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는 동안에도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밝힌 데 따른 답변이다. 당시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회의원들의 동의가 있으면 선거를 치를 수 있겠지만, 선거자금을 마련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