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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시는 법정에서 무죄 평결이 낭독되자 눈물을 흘렸고 배심원단을 바라보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 밖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앞으로 제가 처리해야 할 일이 많다”며 “평결까지 많은 시간을 내 모든 증거와 사실을 신중하게 검토해 주신 배심원단께 매우 감사하다. 오늘 결과에 대해 겸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스페이시는 런던 올드 빅 극장에서 예술감독을 지낸 2001~2013년 20~30대 남성 4명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스페이시에게는 총 12건의 혐의가 적용됐다가 재판 도중 한 건의 혐의가 추가된 뒤 지난 19일 4건이 제외됐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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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애그뉴 검사는 스페이시에 대해 젊은 남성들을 노려 성적으로 괴롭힌 가해자라고 표현했다. 또 피해자들이 겪은 일을 남들에게 말할 가능성이 낮은 것을 스페이시가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이 남들에게 자신들이 겪은 일을 말해도 스페이시의 영향력에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다.
스페이시는 재판 과정에서 성범죄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자신은 남성과 합의한 뒤 관계를 맺는 “바람둥이”였고 남성의 사타구니를 만진 것이 유일한 실수였다고 했다. 또 배우 지망생 고소인의 진술에 대해서는 “합의하에 아주 멋지고 사랑스러운 저녁”을 보냈다고 했다.
고소인들 중 두 명은 스페이시에 대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고 가디언 등은 전했다. 재판 과정에는 가수 엘튼 존이 화상으로 등장해 스페이시의 무죄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이시의 성범죄 의혹은 2017년 배우 앤서니 랩이 미성년 시절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알려졌다. 랩은 자신이 14살이던 1986년 한 파티 이후 스페이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랩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는 평결을 내렸다.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1995)와 ‘아메리칸 뷰티’(1999)로 오스카상을 받은 스페이시는 성범죄 의혹이 제기되며 출연 중인 작품에서 퇴출당한 바 있다. 그는 넷플릭스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하차했으며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올 더 머니’에서는 출연 분량이 삭제되고 맡은 배역이 다른 배우로 대체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