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다연장로켓 신기전의 후예 '천무', 유럽 첫 수출 쾌거

한화디펜스, 폴란드에 천무 수출 기본계약 체결
다연장로켓 발사대 288대와 유도탄 수출 합의
폴란드와 공동생산 및 미래형 천무 개발 추진
  • 등록 2022-10-20 오후 12:00:44

    수정 2022-10-20 오후 1:34:02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우리 군의 다연장로켓 ‘천무’가 폴란드 군에 도입된다. 한화디펜스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폴란드 국방부와 ‘천무’ 다연장로켓 발사대 288대와 유도탄 수출을 위한 기본계약(Framework Contract)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기본계약은 수출 대상 장비와 규모를 합의하는 포괄적인 협약이다. 이번 기본계약을 통해 천무 체계에 대한 전체적인 공급 물량과 기간 등을 합의했다. 향후 신속한 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계약 이행사항이 담긴 실행계약(Executive contract)을 체결하기로 했다. 천무 다연장로켓이 유럽지역으로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계약 규모만 60억 달러(약 8조5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무 다연장로켓 (사진=한화디펜스)
폴란드 국방부는 천무를 국경에 배치하고, 폴란드 차체를 활용한 현지화 개발도 진행할 계획이다. 폴란드형 천무 체계는 239㎜ 유도미사일과 300㎞급 장사거리 유도미사일을 탑재하게 된다. 발사대는 폴란드 사격 통제시스템과 통합하고, 폴란드 옐츠(Jelcz) 트럭을 플랫폼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지휘 차량, 구난 차량, 정비지원 차량 등에 대해서도 별도의 협약을 추진한다.

천무는 여러 발의 로켓탄을 발사대에 수납해 동시에 발사할 수 있게 다연장 로켓 시스템이다. 짧은 시간에 강력한 화력을 목표 지점에 집중적으로 쏟아부을 수 있다. 화력 집중을 통해 개전 초기 군사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무기체계다.

다연장 로켓을 세계 최초로 만든 나라가 조선이다. 고려시대 최무선이 발명한 로켓병기 주화(走火)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신기전(神機箭 )은 다연장 로켓의 효시로 인정받고 있다. 세종 때 제작돼 실전에서 사용한 기록이 남아 있다.

폴란드 천무 프레임워크 계약식에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과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이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폴란드 국방부)
천무는 기존 구룡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우리 군의 차세대 군단급 다연장로켓 체계다. 2009년 개발에 착수해 2013년 개발 완료됐다. 천무(天舞)라는 명칭은 ‘(다연장 로켓으로) 하늘을 뒤 덮는다’는 뜻이다. 지난 2011년 국민 공모를 통해 이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천무의 사격시스템은 모두 자동이다. 유사시 군단 및 사단에서 포병대대(사격대)로 표적정보를 통보하면 천무의 사격통제장치에서 사격제원을 산출하고 자동으로 발사대를 구동해 사격한다. 천무는 차량용 발사대에 장착해 이동한다. 차량 자체적으로 화생방 및 소총 공격을 방어하는 방호력을 갖추고 있다. 이밖에 단독임무 수행을 위한 통신 및 사격통제장치를 보유하고 있다. 신속한 탄약 재장전, 타이어 펑크 시에도 자동으로 공기압을 조절해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 등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부환 한화디펜스 해외사업본부장은 “한국의 자주국방에 천무가 있듯이, 이번 계약을 통해 폴란드 천무가 폴란드 국경을 지킬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한화디펜스는 폴란드에 단순히 무기체계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미래형 천무, 탄약 및 미사일 공동생산 등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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