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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담당 참모를 지낸 조지타운대의 에반 메디로스 교수는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미국이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경제적 대가가 커지고 있다”면서 “당장 미국의 외교적·경제적 이익에도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점유율이 60%에 달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 미국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다.
메디로스 교수는 “지난 2014년 한일 관계가 냉랭해진 적이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박근혜 전 한국 대통령이 취임하고 1년이 지나도록 만나지 않고 있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국제 회의를 계기로 양국 정상을 조용히 따로 불러 회담을 가졌다”며 “이 비공개 회담은 양국 관계 악화를 멈추고 재건의 틀을 다지는데 기여했다. 당시 양국 정상은 역사적 분쟁이 북한 핵위협에 맞서 (한미일) 안보 협력을 훼손해선 안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마이크 폼페이오에게 최대한 서둘러 서울과 도쿄를 방문하도록 지시해야 한다. 두 정상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권고해야 한다” “미국은 (양국 갈등 해소를 위해) 행동할 수 있고, 행동해야만 한다. 물론 (행동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으로는 중국이 아시아 전역, 특히 해상에서 영토문제에 보다 공세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메디로스 교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의 동맹국들의 견제가 없다면 (영향력 확대를 위해) 더 많은 시도를 할 것”이라며 “중국은 미군이 한반도를 떠나길 원하고 있다. 또 대만을 옥죄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통제하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일 갈등은 중국이 이러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한국을 미국 및 일본과의 공조에서 끌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또 일본의 대중(對中)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중국과 일본이 가까워질 수 있는 여지를 준다. 궁극적으로 중국이 세 국가 간 공조를 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행위가 부당하다며 일침을 가했다. 메디로스 교수는 “일본의 의심스러운 수출규제는 외교적 보복을 위해 특정 산업에 일방적 제재를 가하는 것을 정당화시키려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 근거로 “앞서 중국은 지난 2010년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분쟁 당시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는 비슷한 조치를 취한 적이 있다. 2016년과 2017년엔 한국이 미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도입한다고 하자 한국 기업들에게 광범위한 보복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한일 갈등, 미국은 왜 구경만 하고 있나’라는 칼럼에서 “한일 관계가 1965년 수교 회복 이후 최악의 수준인데도 미국이 방관하고 있다.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동북아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통제가 약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칼럼은 “트럼프 행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면 동북아 안보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은 여전히 동맹 관계지만 한국 경제는 중국과 더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