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피플)`미디어 제패` 노리는 늙은여우 머독

50년 이상 계속된 `미디어 사냥`
다우존스 인수..경제뉴스 시장 제패 야심
`저널리즘 모르는 탐욕가` 비난도 만만찮아
  • 등록 2007-08-02 오후 4:11:30

    수정 2007-08-02 오후 4:13:15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미디어 황제`란 별칭으로 불릴 만큼 미디어 업계 세(勢) 확장에 불타는 야심을 보여 온 호주 출신 억만장자 루퍼트 머독(Keith rupert Murdoch). 뉴스코퍼레이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그가 3개월여 동안의 공개적인 줄다리기 끝에 미국의 `명품(名品) 미디어` 다우존스를 손에 넣었다.

비공식적으론 2년 이상을 다우존스에 눈독을 들여왔던 머독 회장은 지난 3월 다우존스측에 인수 제안을 했고, 이 사실은 지난 5월1일 CNBC 보도로 공식화됐다.

이후 3개월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막판에 상황이 틀어질 것도 같았지만 결국 머독 회장의 인수 제안은 받아들여졌다. 105년 역사의 다우존스가 30년도 채 안된 호주 출신 언론 재벌 손에 넘어간 것이다. 관련기사 ☞ 105년 역사 다우존스, `늙은 여우` 머독 손에

◇세계 미디어 시장 제패 노리는 칠순의 야심가

▲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
1931년 3월11일 호주에서 출생한 머독 회장은 올해로 76세다. 6세에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이주한 그는 옥스퍼드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1952년 아버지 키이스(Keith) 머독 경(sir) 사망과 함께 아버지가 경영권을 갖고 있던 호주 지역 신문 `애들레이드 뉴스(Adelaid News)`와 `선데이 메일`을 물러받으며 미디어 경영자로 첫 발을 내딛게 된다.

이미 `애들레이드 뉴스`에선 에디터로 활동하며 저널리즘 경력을 쌓은 그였다. 그의 멘토는 어린시절 친구이자 저명한 저널리스트였던 로한 리베트였다.

그러나 아버지는 막대한 부채와 함께 신문을 넘겨줬다. 그는 대변화를 꾀하기로 했다. 독자의 눈길을 끌만한 아이템(스캔들·섹스·스포츠·범죄)과 그만큼 선정적인 헤드라인으로 무장했고, 수익성이 있는 미디어를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확장을 꾀했다.

1959년 처음으로 TV 채널 `채널 9`을 사들였고, 영국으로 눈을 돌려 일요판 신문 `뉴스 오브 더 월드`에 이어 `선` `더 타임스` `선데이 타임스`를 차례로 사들였다.

1973년엔 `샌 안토니오 익스프레스`를 통해 미국 시장에 첫 발을 딛었고, 1973년 수퍼마켓 매대에 걸리는 타블로이드 `스타`를 창간했다. 1976년 `뉴욕포스트`를 샀고 `폭스 채널`을 사들이는 등 미국 시장에서도 확장 일로를 걸었다. 그리고 1985년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다.

이어 위성방송에 진출, 영국 `B스카이B`와 일본 `J스카이B` 지분을 인수했고, 1993년엔 홍콩 위성방송 `스타TV`를 손에 넣었는 등 아시아 시장까지 세력을 확장했다. 1995년엔 미국 프로야구단 `LA다저스`를 샀다.

미디어 인수만큼 바쁜 행보는 아니었지만, 칠순을 앞두고 세 번째 결혼을 할 만큼 `여복(女福)`도 남다른 그다.

그는 1956년 첫 번째 결혼을 했고, 이혼 후 1967년 안나 토브란 에스토니아 출신의 `데일리 미러` 기자와 두 번째 결혼을 했다. 이 부부는 30년간 살았고 이혼했다. 자식이 셋 있다.

▲ 세번째 부인과 머독 회장
1999년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그는 세 번째 배우자를 맞이했다. 막 예일대를 졸업하고 스타TV 부사장에 선임된 웬디 덩이 그 주인공.

37세 연하인 덩은 머독과의 사이에서 두 아이를 낳았다. 그는 첫째 딸과 42세의 나이 차이가 나는 딸 그레이스와 클로에를 얻었고 이미 유산 상속까지 결정해 뒀다. 이로 인해 장남 등 기존 자식들과의 불화설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끝나지 않는 야심..녹슬지 않는 감각

머독이 언제까지 뉴스코프의 CEO를 맡을 지는 확실치 않다. 물리적인 나이와 상관없이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 새로운 사업에 대한 확장으로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코프는 2003년 휴즈 일렉트로닉스의 지분을 샀고, 이듬해엔 뉴스코프의 본사를 애들레이드에서 미국으로 옮겼다.

▲ 루퍼트 머독 회장
사업의 속도감이나 먹잇감을 노리는 감각은 전혀 녹슬지 않고 있다. 특히 새로운 미디어의 흐름을 읽는 그의 감각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005년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마이스페이스(www. myspace.com)를 갖고 있던 인터믹스 미디어를 사들여 인터넷 사업에도 손을 댔는데, 참모의 조언이 아닌 그의 아이디어에 따른 것이라는 전언이다.

`돈이 되는` 경제뉴스 시장도 정조준, 결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배런스를 갖고 있는 다우존스 사냥에도 성공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물론, 올 가을 출범할 `팍스 비즈니스 네트워크`로 제너럴일렉트릭(GE)의 CNBC이 주도하고 있는 경제 방송 시장에도 도전장을 낼 계획이고, `WSJ 닷컴`과 포털 등을 통한 인터넷 경제 뉴스 시장도 넘보고 있다.

그 뿐 아니다. 일반적인 뉴스까지 범위를 넓혀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도 이기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돈만 알고 저널리즘은 모르는 탐욕가` 비난도

미국 언론들은 그가 뉴욕포스트를 샀을 때와 폭스 채널을 샀을 때 처럼 그를 `호주 촌뜨기` `저널리즘을 모르는 탐욕가` 취급을 하며 그의 행보를 깎아내리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선정적인 미디어와 `자본 제일주의`로 일관해 온 뉴스코프의 저널리즘에 대한 인식이 저급하다는 야유가 적지 않다.

NYT는 "뉴스코프의 다우존스 인수는 때론 생각할 수 없는 일도 행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꼬집은 뒤 뉴스코프의 미국 미디어 인수는 대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는 점을 상기했다.

그러나 폭스 채널 인수 당시 NYT의 비난에도 의연했던 그였다. "신경 쓸 것 없네. 뉴욕 타임스는 처음에는 늘 그렇게 비웃거든" 그리고 그는 "뉴스는 나의 열정(News-communicating news and ideas, I guess-is my passion)"이라고 말하고 있다.

영국은 물론, 미국에서의 정치적 영향력에 있어서도 이 `늙은 여우(그의 미디어 명 `팍스(Fox)`를 원용, 일부에선 그를 `늙은 여우`라 지칭한다)`의 힘은 막강하다.

머독의 성향은 `(극우)보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힐러리 클린턴 현 뉴욕주 상원의원의 모금 파티에 참석해 돈독한 관계를 보여주는가 하면, 2000년과 2004년 대통령 선거에서 그의 신문들은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NYT는 최근 이를 대대적으로 비난하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 테드 터너(좌)와 루퍼트 머독(우)
그는 테드 터너 타임워너 전 부회장과 종종 비교 대상이 되곤 한다.

24시간 케이블 뉴스 채널 CNN의 창립자로 현재 터너재단 회장을 맡고 있는 터너는 1938년생으로 머독 회장과 연배도 비슷하고 다국적 미디어 재벌이란 점에서도 유사하다. 둘은 공개적으로 경쟁 구도를 공공연히 하기도 했다.

그러나 터너가 환경보호, 책임있는 상속 등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개인 부(富)를 여전히 거머쥐고 있다는 점에서 머독의 야심이 폄하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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