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노무현식 투자비법

  • 등록 2002-12-24 오후 4:49:12

    수정 2002-12-24 오후 4:49:12

[edaily 한상복기자] 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 요인에 대한 분석이 많습니다. 정치 주도권 세대교체니, 인터넷 혁명이니, 한나라당 선거전략 부실이니 하는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여러 측면이 선거에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증권부 한상복 기자가 노무현 당선자의 행보를 주식투자 전략에 빗대어 보았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어보시지요. 선거 다음날인 지난 20일 오후 늦게까지 TV는 특집방송 일색이었습니다. 노무현 당선자의 인생역정과 승리 요인을 분석하는 내용이 주류였지요. 방송매체들은 노 당선자의 승리 요인으로 선거전략 우위, 젊은층과 인터넷의 지원, 지역감정 종식을 원하는 국민의 염원 등을 꼽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노무현 당선자의 마인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남다른 마인드가 "주가 관리"와 "적절한 투자"로 이어져 경쟁 후보보다 "높은 수익률(득표)"을 올렸다는 대목 말입니다. 우리 투자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일관성"입니다. 노 당선자는 지난 88년, 13대 국회 진출로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곧이어 5공 청문회 과정에서 국민적 스타가 됐으나 90년 1월, 3당 합당을 거부하며 야당 잔류를 선언했습니다. 그 이후 좌절의 연속이었습니다. 총선과 지방단체장 선거에서 연이어 낙마를 거듭했지요. 그러나 "노무현식 고집"은 버리지 않았습니다. 주식투자에서 "일관성"을 지킨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솔깃한 투자권유를 넘겨듣기 어렵습니다. 돈이 걸린 일이기 때문에 민감합니다. 그래서 "자기 스타일"을 만들어 내고, 그 신념을 지킨다는 것은 위험해 보입니다. 세태 흐름을 재빨리 좇지 못할 경우 큰 손해를 입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습니다. 그런 불안감이 뇌동매매를 부추기기도 합니다. 주식투자로 재미를 본 사람들을 그동안 꽤 만났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그것은 "일관성" 입니다. 대개 "고집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휘둘리지 않는 자기중심이라는 표현이 적합할 듯 합니다. 두번째는 "수용과 인내" 입니다. 노 당선자는 "후보를 단일화 하자"는 당내 반대파의 의견을 받아들였습니다. "주가"가 폭락했던 당시로는 달리 선택할 방법이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와의 단일화 성사(액면병합)를 통해 하락했던 주가를 단번에 만회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그 고통스런 과정을 참아낸 성과입니다. 주식투자로 많은 이익을 거둔 분들은 "인내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생각을 거듭해 어떤 주식을 사면, 주가가 목표치에 도달할 때까지 인내심을 발휘하는 것이 투자성공의 첫걸음이라는 지적입니다. 그런 투자행위가 일관성으로 이어져 수익률 달성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랜 노력" 입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노무현 당선자의 최종 학력은 고졸입니다. 물론 학력이 사람의 능력을 판별하는 기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같은 "학력 인플레사회"에서는 가방 끈 짧은 사람들의 운신 폭이 좁은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노 당선자는 상업고교를 졸업한 뒤 수년간의 노력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책을 사 볼 돈이 없어 한 과목씩 차근차근 공부를 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90년대 3당 통합이후 때로는 "철없는 소신", 때로는 "이단"이라는 평가를 받아가며 오늘에 이르기까지 차근차근 투자를 익혀왔습니다. 모 증권사 직원 H씨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적이 있습니다. 다른 증권사에 스카웃될 것을 염려한 사장과 임원이 주말마다 골프 접대를 했다는 전설의 주인공이지요. H씨는 그 증권사의 지방 지점에서 일을 하며 고객과 회사에 상당한 수익을 안겨준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가 혼자 올린 수익이 서울시내 대형 지점 2곳을 합친 것보다 많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절반 가량 은퇴했으나 한 때 그의 연수입이 17억원을 넘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H씨에게 그 비결을 물어보았습니다. 그런데 비결이라는 것이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잠을 자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퇴근 이후 경제뉴스와 모든 종목을 샅샅이 파헤치는 노력을 기울였던 것입니다. 하루에 3~4시간 자면서 종목을 캐는 생활을 수년간 하다 보니 이른바 "도"가 텄겠지요. 여러분의 투자는 어떻습니까. 많은 성공 투자자들은 "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합니다. 대가를 치러야 그 결실을 거둘 수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오랜 노력과 인내로 담금질된 일관성 있는 투자를 하고 계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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