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 90% “한국증시 경쟁력, 세계에 뒤쳐져”

전경련, 국내증시 경쟁력 평가…기관투자자 100명 설문
증시 경쟁력 강화 최우선 과제는 “금융·기업 규제 완화”
글로벌 긴축 여파로 증시 약세 이어지면 “1900선 추락”
  • 등록 2022-10-17 오전 11:00:00

    수정 2022-10-17 오전 11:00:00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기관투자자 10명 중 9명은 우리나라 증시 경쟁력이 미국·영국·홍콩 등 국제 금융중심지보다 뒤떨어진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자산운용사, 증권사, 은행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업체의 주식운용담당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설문에 응답한 기관투자자 100명 중 25명은 우리 증시 경쟁력이 국제 금융중심지의 70% 수준이라고 답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23명은 80% 수준이라고 응답했고 90% 수준은 16명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40% 14명 △ 50% 10명 △60% 6명으로 나타났다. 국제 금융중심지와 같거나(5명) 높다고(1명) 본 이들은 모두 6명에 불과했다.

기관투자자들은 국내 증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융시장 규제완화(27%)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 다음 과제는 규제완화·세부담 경감 등 기업활력 제고로 23.6%가 선택했다. 이어 △상속세 완화(10%) △외국계 금융사 및 글로벌 금융인재 적극 유치(9%) △대북관계 등 지정학 리스크 해결(8.3%) 순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한국증시가 국제 금융중심지 수준으로 경쟁력을 갖추면,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이 평균 29.7%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14일 기준 국내증시 시가총액 2061조원을 바탕으로 계산하면, 경쟁력 향상에 따른 시가총액 증가액은 약 612조원에 이른다.

투자주체(개인,기관,외국인)별 국내증시 영향력에 관해선 △외국인 37.8% △기관 35.9% △개인 26.3% 등의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응답했다. 투자주체 중 외국인의 증시 영향력이 가장 크다고 봤다.

외국인의 국내증시 투자 촉진을 위해 필요한 정책과제로는 한국경제의 펀더멘털 및 신뢰성을 강화(38.2%)해야 한다는 주장이 가장 많았다. 이어 △미 금리차 적정수준 유지(22.6%) △환율안정 등을 통한 환차손 방지(19.6%) △MSCI 선진지수 편입 노력(9.1%) 등도 과제라고 응답했다.

기관투자자들은 4분기 국내증시의 최대 리스크로 금리상승(32.6%)과 환율상승(26.7%)을 지목했다. 이밖에 △국내·외 경제성장 둔화(14.6%) △미국 연준 통화긴축(13.7%) △에너지·원자재 수급 불안(5.3%) △기업 경영실적 악화(3.7%) 등도 국내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국내증시의 본격적인 반등 시점에 관해서는 내년이 44%로 가장 많았다. 다만 2024년 이후에도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 역시 14%로 적지 않았다.

반등시점 전망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3년 하반기(27%) △2024년 연초 이후(25%) △2023년 상반기(17%) △2022년 하반기(15%) △2024년 이후에도 침체 지속(14%) △기타(2%) 순으로 나타났다.

기관투자자들이 예상하는 4분기 중 종합주가지수 평균치는 2077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00선대(40%) △2100선대(37%) △1900선대(16%) △2200선대(5%) △1800선대(2%) 순으로 집계됐다. 다만 국내증시가 글로벌 긴축 등의 여파로 약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4분기 종합주가지수 저점은 평균 1958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글로벌 긴축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금리 및 원·달러 환율상승 등이 한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내증시 안정을 위해서는 규제완화·감세 등을 통해 기업 수익성을 제고하고 경상수지 관리, 재정 건전성 확보 등으로 해외투자자들의 한국경제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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