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외교부 등 우리나라 정부는 러시아 항공기의 영공 운항 금지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도 주요 국가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 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련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곳은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대한항공은 매주 목요일 주 1회 인천~모스크바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러시아 내 피해는 없는 상황인 만큼 당분간 노선 운항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유럽지역을 왕복하는 항공 노선들이 시베리아 등 러시아 영토를 통과하고 있는 만큼 추후 러시아 영공 운항 금지 등의 조치를 대비해 해당 항로를 우회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아직 러시아 항공기의 영공 운항 금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국토교통부와 외교부 등 관련 부처가 러시아 항공기의 영공 운항 금지와 대한항공의 모스코바 노선 운항 등을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러시아 항공기의 영공 진입을 막을 계획은 없다”며 “주요 국가들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부처간 관련 사안을 협의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서방국가들은 잇따라 러시아 항공기의 영공 진입과 더불어 러시아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있다. AFP,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과 발트 3국이 자국 영공에서 러시아 항공기의 운항을 금지하기로 했다. 또 독일와 프랑스·스웨덴·핀란드·덴마크·아이슬란드를 비롯한 대다수 EU국가와 캐나다 등도 러시아 항공기에 대한 자국 영공 진입을 금지했다.
아울러 독일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는 당분간 러시아 노선을 운항하지 않고 러시아 영공도 이용하지 않기로 했다.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와 오스트리아 항공도 러시아행 운항을 취소하고 러시아 영공을 우회해 노선을 운항하기로 했다.
러시아도 서방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보복 조치에 나섰다. 러시아 항공당국은 이날 발트 3국과 슬로베니아에서 오는 항공기에 대해 자국 영공 운항을 금지했다. 앞서 러시아는 영국·불가리아·폴란드·체코 항공기의 자국 영공 운항을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