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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25일(현지시간) 네팔에서 지난 1934년 이래 80여년만에 최악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26일 현재까지 사망자가 1900명을 넘어섰다. 아직 잔재에 갇힌 사람수조차 제대로 파악이 안되는데다 지속되는 여진으로 구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망자가 수천명에 이를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망자 2000명 육박.. 수천명에 이를듯
26일(현지시간) 네팔 경찰 당국 발표를 인용해 미국 일간 뉴욕타임즈(NYT)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77km 떨어진 지역에서 발생한 7.8규모의 강진으로 현재 사망자는 1931명, 부상자는 47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네팔 경찰 관계자는 “카트만두에서만 721명이 사망했으며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트만두 인근 병원에는 지진 발생직후 대부분 뼈 골절을 호소하는 200명 이상의 환자가 일시에 들이닥치는 등 매 시간 환자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의료진과 병상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규모 6.6.이상의 여진이 이어져 구조작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잔재에 갇힌 사람들을 감안할 경우 사망자가 수천명에 이를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락시마 프라사드 다칼 네팔 내무부 대변인은 “전 국토가 지진 영향을 받았으며 지진 잔재에 갇히거나 묻힌 사람들도 아직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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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인도·방글라데시 피해 확산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지진이 진원지인 카트만두 지역은 물론 파키스탄 전역에 영향을 미치면서 네팔 북부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도 눈사태가 덮쳐 등정을 준비하던 산악인과 가이드 등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실제 직원 3명과 함께 히말라야를 도보로 여행하던 구글 다니엘 프레디버그(33) 이사 등을 포함해 현재까지 적어도 17명이 넘는 외국인 등반객 등이 사망하고 61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아울러 유적지들의 피해도 막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32년 세워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카트만두의 랜드마크인 다라하라(빔센) 타워는 이번 지진에 완전히 무너졌다. 뉴욕타임스는 박타푸르 두르바르 광장 등 네팔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총 7곳 가운데 4곳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전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한곳인데다 관광산업이 주요 수입원이면서 경제적 피해도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진으로 인해 네팔 국내총생산(GDP)의 9~50%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피해 복구를 위한 주변국들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네팔에 긴급 재난구호팀을 파견하고 초기 구호자금으로 100만달러를 보내기로 했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독일, 스페인, 프랑스, 러시아, 이스라엘 등도 지원을 약속했다. 유엔 산하 유네스코는 네팔의 옛 왕궁과 수백 년 된 사원 등 오래된 건물 상당수가 무너짐에 따라 재건을 위한 도움을 줄 준비를 갖췄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의 이름으로 네팔 가톨릭에 보낸 전보를 통해 강력한 지진으로 희생된 이들을 애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