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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캐논, 소니, 후지필름, 올림푸스 등 일본 카메라 업체들은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시장 위축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이들은 여전히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일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 자료를 인용해 올들어 5월까지 일본 업체들의 디지털 카메라 출하량이 전년동기대비 43.6% 곤두박질친 2520만대라고 보도했다. WSJ는 스마트폰 대중화에 따라 세계 디지털 카메라 시장도 위축일로라고 전했다.
日 업체별 디카 판매 감소세 완연
디지털 카메라 판매가 뚝 떨어지면서 실적 부진 경고음이 일본 카메라 업체들 사이에서 울리고 있다.
세계 최대 카메라 업체 캐논은 지난주 올해 순익이 전년대비 10%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캐논은 수요 부진 예상에 지난 3달간 두 차례나 올해 디지털 카메라 판매 전망치를 깎았다.
일본 가전 업체 파나소닉은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과 별반 차이가 없는 저가 모델 줄이기에 나섰다. 디지털카메라 사업 부문 손실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파나소닉은 앞으로 3년간 카메라 사업 부문의 비용을 60%가까이 줄인다는 구조조정안도 내놓았다.
후지필름도 안팔리는 모델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후지필름은 지난해 20종에 달했던 제품 종류를 절반으로 줄였다. 후지필름은 저가 기종의 출시는 줄이는 대신 고가 프리미엄 모델 위주로 카메라 사업을 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혁신 부재..또다른 잘라파고스?
한 예로 소니는 지난달 가격이 2800달러에 달하는 최고급 콤팩트 카메라를 선보였다. 소니 측은 “올 1분기에 출시간 제품 가격대는 전년대비 20% 가량 올랐다”고 설명했다. 소니외에 캐논, 후지필름, 파나소닉 등도 고급형 모델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방안에 일본 경제계 반응은 차갑다. 나가모리 시게노부 일본전산 최고경영자(CEO)는 “카메라 기업들의 임원들은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재반등할 것이라는 희망을 여전히 못버리고 있다”며 “저가 카메라 시장은 PC처럼 죽은 거나 다름없다”고 진단했다.
WSJ는 “간편하게 찍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바로 올릴 수 있는 스마트폰을 사용자들이 더 많이 사용하면서 디지털카메라가 외면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SNS에 사진을 올릴 수 있는 편의성에서 디지털카메라가 스마트폰에 크게 뒤진다고 지적했다.
시장 조사업체 IDC는 태블릿PC를 비롯해 각종 스마트 기기들이 와이파이(WiFi)를 통해 간편하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지만 유독 디지털카메라만큼은 이런 추세에서 빗겨나와 있다고 전했다. IDC는 현재 판매되는 디지털카메라중 6분의1만이 와이파이 접속 기능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