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은행 대수술)④글로벌 위험자산 파장은

당분간 위험자산 기피현상..자금유출 우려도
亞CDS 프리미엄 들썩..안전자산에 돈몰려
  • 등록 2010-01-22 오후 4:01:29

    수정 2010-01-22 오후 4:16:27

[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상업은행의 자기자본투자(PI)를 제한하기로 한 것은  은행 고유의 예금대출 업무에 충실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같은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상업은행의 고위험 투자관행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목적도 깔려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구상대로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대마불사를 막기 위해 은행 대형화를 어떻게 제한하고, 상업은행의 투기본능을 어떤 방식으로 제어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안도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다만 금융시장 안팎에선 오바마 대통령의 취지대로 법안이 마련된다면 글로벌 위험자산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불안감은 이미 22일 주식·외환·채권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 위험자산 타격 불가피

미국 상업은행들이 자기자본투자를 통해 얼마나 많은 돈을 글로벌 위험자산에 투자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포트폴리오 비중은 추정이 어렵다.

미국발 금융위기를 지나는 과정에서 위험자산 비중이 상당부분 줄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지난해 2분기 이후 위험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돈이 상당부분 위험자산으로 흘러들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일단 시장 전문가들은 어떤 형태로든 위험자산의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가이타메닷컴의 대표 우에노 다이사쿠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의 개혁안은 글로벌 시장의 위험선호 심리에 큰 충격을 가하는 것"이면서 "이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상품통화는 물론 주식에 이르기까지 자금유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봤다.

뱅크오브뉴질랜드의 전략가인 마이크 존스는 "글로벌 증시의 약해진 투자심리는 위험선호 심리를 억누르고 있다"면서 "미국 상업은행의 자기자본 투자 제한 방안을 계기로 투자자들은 글로벌 성장에 민감한 (이머징) 통화를 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위험자산을 빠져 나온 돈은 안전자산인 엔과 달러표시 자산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FX온라인재팬의 외환전략가인 모리 소이치로 역시 "오바마의 개혁안은 위험자산의 가격하락세를 부추길 것"이라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부각될 것"이라고 봤다.

◇ 이머징 CDS 프리미엄 들썩..엔 `사자`

전문가들의 이같은 불안감은 이미 글로벌 금융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간밤(21일) 뉴욕증시의 급락에 이어 22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하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는 2.56% 급락했고 홍콩과 대만증시도 2% 안팎의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 채권의 부도위험을 보여주는 크레디디폴트스왑(CDS)의 프리미엄도 오르며 신용시장내 위험기피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시아 50개 투자등급 채권의 CDS 프리미엄을 기초로 한 마킷 아이트랙스 아시아(Markit iTaxx Asia)지수는 5베이시스포인트(bp) 오른 106bp를 기록하고 있다. 마킷 호주 지수 역시 10bp 오른 92bp를 나타내고 있다.

ING그룹의 아시아 리서치 대표인 팀 콘던은 "위험자산에서 벗어나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면서 "중국의 긴축우려에다 오바마 대통령의 상업은행 자기자본투자 근절 방안으로 위험자산 시장이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은 도쿄 외환시장에서 강세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로-엔 환율은 127.12엔으로 떨어져 엔의 가치가 유로 대비 9개월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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