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59.81포인트(4.06%) 하락한 1414.43을 기록했다. 낙폭은 지난 1월28일(65.22포인트)이후 가장 컸다. 지수는 지난해 3월14일(1407.37)이후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가히 악재들의 공습이라 할 만했다. 새로운 것 없는 소식이었음에도 허약해진 시장의 체력을 고갈시키기엔 충분했다. 개장 초 1450선을 내준 뒤 스멀스멀 1410선까지 밀려났다. 이렇다할 저항 한번 못한 채 지지선이 잇따라 뚫리자 시장의 충격은 더욱 컸다.
불안한 국내 경제 환경이 가장 큰 급락 원인으로 꼽힌다. 두산그룹 악재에 이어 엎친데 덮친 격으로 환율까지 급등세를 재개했다. 달러-원 환율은 3년10개월 만에 1100원대를 넘어서며 전날보다 27원 급등, 1116원에 장을 마쳤다.
시장금리 상승과 신용 스프레드 확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키코 손실, 두산과 금호 그룹 등의 자금 조달 문제 등 기업 유동성 이슈도 증시를 압박했다.
바깥 사정도 다를 바 없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사흘만에 약세로 돌아선 가운데, 장중 아시아 증시도 동반 추락했다. 대만 증시와 중국 증시가 3% 이상 밀렸고, 일본과 홍콩 증시도 2% 가까이 미끄러졌다. 게다가 허리케인 상륙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할 지 모른다는 소식도 불안감을 더해줬다.
꼬일대로 꼬인 수급 상황도 지수 급락에 한 몫했다. 개인은 급락장에도 불구하고 3604억원을 순매도하며 위축된 시장 심리를 드러냈다. 외국인은 288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런 가운데 기관은 3952억원을 순매수했지만, 프로그램 매물을 감안하면 대규모 순매도에 나섰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날 증시 급락의 주범은 기관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프로그램 매매는 지난해 9월19일(9946억원)이후 가장 많은 9827억원을 순매수했다. 역대 통틀어 4번째로 많은 규모다. 차익거래는 5352억원 매수우위, 비차익거래는 4474억원 순매수를 기록, 23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기계와 의료정밀업종이 10% 이상 빠졌다. 두산(000150)인프라코아가 하한가까지 밀렸고, 두산중공업도 11.35% 추락했다. 두산(000150)도 이틀째 하한가를 나타냈다. 의료정밀업종의 삼성테크윈(012450)도 10.35% 하락했다.
증권주도 7% 넘게 추락했다. 교보증권(030610)과 한양증권(001750), 미래에셋증권이 10% 이상 급락했다.
IT주도 LG전자(066570)가 9.56% 급락했고, 삼성전자(005930)도 1.94% 밀리며 크게 부진했다. 건설업과 조선, 은행도 일제히 추락했다.
거래량은 3억615만주를 기록했고, 거래대금은 4조996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6개 포함해 91개 종목이 오른 반면 하한가 종목은 58개, 내린 종목은 770개에 달했다. 보합은 27개.
한편 이날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299개였다.
▶ 관련기사 ◀
☞두산株, 유동성 우려 왜 잦아들지 않을까?
☞두산家 박용오 성지건설 회장 과태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