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집행유예..현대차그룹 힘받는다

정몽구 회장 항소심서 집행유예
글로벌 경영 시동 걸려
10년만에 無분규 더해 대외이미지 회복
  • 등록 2007-09-06 오후 3:20:55

    수정 2007-09-06 오후 4:27:07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10년만에 무분규 노사교섭을 이끌어낸 현대차가 정몽구 회장의 집행유예 선고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현대차(005380)그룹은 정 회장의 경영활동이 자유로워짐에 따라 그룹의 각종 사업에 있어 큰 추동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회장이 보석상태에선 글로벌경영이 크게 제약을 받았던 터라, 향후 현장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정 회장은 최근 여수엑스포 유치위원회 명예위원장으로 위촉된 만큼 엑스포 유치활동에도 만전을 기할 전망이다.

◇글로벌 경영 다시 시동걸려

이번 항소심 판결로 정 회장의 경영활동이 자유로워졌다.

기업인으로서 비밀리에 경영활동을 펼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은 보상상태 신분으로 해외이동시 동선이 노출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정 회장의 경영스타일은 현장에서 진두지휘하는 것인 만큼 이번 집행유예 선고는 생산라인에서부터 최고 의사결정까지 경영과 관련한 모든 분야가 원활히 돌아가게 끔 해 줬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지난 2000년 자동차 전문그룹을 출범시킨 후 줄기차게 추진해온 현장경영과 품질경영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정 회장은 오는 19일에는 청와대에서 열리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회의에 참석해 협력업체 등 중소기업의 상생방안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대·기아차그룹의 상생경영 진행 현황과 투자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상생협력 확산을 위한 노력·성과·향후 과제에 대해 참석자들과 함께 논의하게 된다.

추석 연휴 이후에는 해외 현장경영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직접 점검하는 동시에 세계박람회 유치활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러시아 등 주요 신흥 시장에서 경쟁사의 견제 강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아차 조지아 공장, 현대차 체코공장 · 중국 2공장 · 인도 2공장 등이 한창 건설 중에 있는 등 굵직한 글로벌 경영현안 등이 걸려있다.

또 이번 선고로 현대차그룹의 대외신뢰도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됐다.

생산차의 57~70%를 수출하는 현대차와 기아차로선 대외신인도가 중요하다. 미국시장의 경우 브랜드가 판매를 좌우하는 경향이 많은데, 정 회장의 실형선고는 현대차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그동안 시장회복에 어려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최근 미국시장과 중국시장에서의 판매목표를 낮춘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음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대외신뢰도는 다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경제 이바지하라

일각에서는 법원이 정 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배경에 대해 국가경제 기여와 더불어 노사화합 정착에 더욱 매진하라는 의미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재계 2위 그룹으로 삼성에 이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 그룹총수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해줘 경영에 더 전념해 줄 것으로 당부했다는 설명이다.

대외적으로는 정 회장이 여수엑스포 유치위원회 명예위원장으로 위촉된 만큼 엑스포 유치활동에도 만전을 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 회장은 최근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오는 11월27일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인 102개국 정부 대표의 투표로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도시가 결정된다"며 "국가 경제 성장에 큰 보탬이 될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 성공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달성하는 데 공헌할 수 있는 기회를 베풀어 주기를 앙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 회장은 "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총회의 결의에 따라 국무총리실에서 유치위원회 명예위원장 추대식을 치르는 등 최대한 유치지원 활동을 펼쳐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며 "명예위원장으로서 여건이 허락된다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었다.

또 이번 정 회장의 집행유예는 최근 10년만에 무분규 노사협상을 이끌어 낸 현대차 노사문화 분위기를 정착해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직 노조의 찬반투표가 남은 상황이지만, 파업손실을 감안해 노조에 이례적인 양보를 보인 현대차 경영진의 태도변화가 정 회장 항소심과 무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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