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양미영기자] 요즘 주식시장에서 줄기세포주를 모르면 간첩이다. 연초부터 심심치 않게 테마를 형성했던 줄기세포주는 특히 코스닥 시장을 견조하게 끌어올리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오름세가 도를 지나치면서 과열 우려 역시 증폭되고 있다.
2004년 주식시장의 승자 역시 줄기세포주들을 아우르는 이른바 제약주가 차지했다.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8월에서야 바닥을 찍은 반면, 거래소 시장의 의약품업종 지수는 5월에 이미 저점을 찍고 50% 이상의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 상황도 비슷하다. 제약업종의 경우 8월 이후 가파른 오름세를 타기 시작했지만 줄기세포주가 포함된 종이목재 업종과 함께 11월 이후 수직곡선을 그리고 있다.
◇ 연일 폭등 `이상기류`..투기세력 점증
대표적인 줄기세포주로 알려진 산성피엔씨는 최근 두달새 상승률이 20배에 달한다. 이미 대박주로 알려지며 추가 세력이 걷잡을 수 없이 유입되는 양상이다. 산성피엔씨의 경우 줄기세포 관련 업체인 퓨처셀뱅크에 출자한 것이 호재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마크로젠과 선진, 조아제약 등도 줄기세포 관련업체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테마에 편승했고 이제는 관련 논문을 발표하거나 유사한 실험만을 해도 속속 테마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부광약품과 삼진제약이 부각된데 이어 이날은 조광ILI와 안국약품 등 새로운 줄기세포주가 속속 등장하며 세를 키웠다. 특히 제약주들의 약진에 더해 줄기세포주들이 무차별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닥 시장의 제약주들도 뒤늦게 랠리를 누리고 있다.
신고가를 경신하거나 상한가에 진입한 종목들 대부분은 제약관련주에 국한돼 있으며, 특히 눈에 띄는 호재 없이 시세를 분출하거나 가시화되지 않은 재료들이 강력한 호재로 작용하며 주가를 부양하고 있다.
◇ 왜 제약주인가..테마 만발·방어주 역할 톡톡
줄기세포주 역시 수산주처럼 특별한 호재에 따라 일제히 등락하는 테마주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폭등세는 단순한 기대감뿐만 아니라 최근 불고 있는 제약주 바람이 큰 몫을 했다.
생명공학이나 신약개발 등 바이오주들이 일제히 호재를 내놓으며 탄탄한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먼저 줄기세포주의 영향력을 키웠다.
특히 제약주의 경우 IT 등 주도주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방어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문의약품이나 성인병 질환관련 의약품이 계절과 상관없이 고루 팔리면서 경기방어적인 성격이 부각된 것이 가장 컸고 제네릭시장과 신약개발이 주요 이슈로 부각되면서 향후 성장성에 대한 전망도 여전히 밝다.
또 조류독감이나 광우병 사스가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탄저균 관련 이슈까지 재부각되면서 제약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소득수준 향상이나 고령화 심화 등도 제약업황에 대한 전망을 밝게하는 장기적인 요소다.
◇ 제약주 입모아 칭찬..줄기세포가 미꾸라지
제약주들의 초강세가 이어지면서 시장 일부에서는 장기적으로 제약주들이 IT주의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흘러나온다. 물론 시가총액상으로 턱없이 열등한 위치지만 그만큼 업황이 밝은데다 심리적인 면에서는 IT주 못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제약·바이오주들은 아예 시총 상위종목을 노리는 형국이다. 실제로 코스닥시장의 경우 제약 바이오관련 종목들의 오름세가 연일 두드러지며 실질적인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특히 산성피앤씨가 시총 20위 초반대까지 치솟았고 마크로젠과 조아제약도 50위권에 이미 진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제약주와 줄기세포주를 철저히 선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제약주의 미래는 상당히 밝지만 오히려 줄기세포주들의 강세가 물을 흐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제약업종 가운데서 신약개발 등 가시적인 호재가 예상되는 일부 대형주 위주로 선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신증권 정명진 연구원은 "현재 제약과 줄기세포 관련 테마가 나뉘고 있는데 제약주의 경우 다른 산업에 비해 성장세가 클 것으로 기대되지만 줄기세포의 경우 코스닥위주로 움직이는 테마 성격에 불과하다"며 "활성화되지 않은 연구들이 많은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약주 가운데 펀더멘털보다는 테마 위주로 움직이는 종목들의 경우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양증권 김희성 연구원은 "줄기세포주의 경우 폭탄돌리가가 딱 맞는 표현"이라며 "급락 가능성이 있지만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 역시 상존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줄기세포가 부작용이 없는 만큼 중요한 의약품으로 성장할 수 있지만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다만 제약주의 경우 내년에도 추가상승이 가능하며 대형주 위주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 강력히 진행될 것"이라며 "신약과 관련해 LG생활건강이나 유한양행 부광약품 등이 상반기중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밀했다.
그러나 "제약주가 IT주를 대체하기에는 시가총액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틈새시장에서의 실적호전주와 성장주로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 임진균 팀장도 "제약주의 경우 장기전망을 봤을 때 추가상승 여력이 여전히 충분하다"며 "미국의 경우 국민소득이 1만불을 넘어서면서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는데 당시 의약품 매출이 명목GDP 대비 두배수준까지 성장했다"며 "줄기세포나 조류독감 등 테마성으로만 움직이는 역차별화가 심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현 상황은 경쟁력 있는 회사가 오른 후 그동안 움직이지 못했던 코스닥 제약주들이 밸류에이션상으로 부각되며 갭좁히기에 나서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하나증권은 업황전망을 통해 "전문의약품의 경우 두자리수 성장으로 제약업황 호조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한미약품 유한양행, LG생명과학이 유망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