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주식시장이 주변여건의 눈치를 살피며 연일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거래는 갈수록 위축돼 거래대금이 연중 최저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7월의 첫날인 2일 종합주가지수는 1.61포인트 오른 596.74포인트를 기록하며 이틀째 오름세를 탔다. 코스닥지수도 0.69포인트 상승한 77.56포인트로 마감했다. 코스닥의 상승세는 나흘째 이어졌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 모두 나흘째 장중고점을 높여갔고, 외국인이 모처럼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핵심 통신주 및 반도체 관련주를 동반 순매수했다는 사실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날 거래소와 코스닥을 합친 전체 거래대금이 2조4천억원에 불과했다. 이같은 거래대금 수준은 올들어 한 손으로 꼽을 만큼 아주 미약한 수준이다.
과연 거래의 위축속에 나타나고 있는 주가의 속등세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마른수건을 쥐어짜는 형국일까, 아니면 본격적인 상승을 위한 전주곡일까.
◇거래, 열중쉬엇
이날 거래소시장의 거래량은 2억167만주로 연중최저 일뿐 아니라 지난해 5월18일의 2억144만주 이후 13개월 보름만의 최저수준이다.
거래대금도 문제다. 거래소(1조1853억원)와 코스닥(1조2489억원)을 합친 전체 거래대금은 2조4042억원.
이같은 수준은 ▲지난 1월2일 1조9002억원 ▲4월16일 2조927억원 ▲4월10일 2조1995억원에 이어 올들어 4번째로 부진한 거래규모다. 하지만 지난 1월2일의 경우 반일장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3번째다.
주가지수는 연일 고개를 들고 있지만 이처럼 취약한 거래수준은 장세전망을 부담스럽게 만들고 있다. 거래가 활발하지 않고는 반등시 흘러나올 물량소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선물시장, 이틀째 백워데이션
선물지수는 0.15포인트 오른 73.15포인트로 마감했다. 그러나 시장 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25포인트로 지난주말에 이어 이틀째 백워데이션 상태를 이어갔다.
오히려 백워데이션의 폭이 0.20포인트에서 0.25포인트로 확대됐다. 이같은 백워데이션 상태로 인해 이날 선물연계 프로그램 매매에선 매도 949억원, 매수 698억원으로 매도가 251억원 더 많았다.
프로그램의 순매도 우위는 지난 지난 18일 이후 영업일 기준으로 10일만의 일이다. 때문에 3일에도 프로그램 매물 출회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이날 현재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4700억원 안팎으로 주청되고 있다.
특히 선물 매도주문잔량(3727계약)이 매수주문잔량(2432계약)을 1300계약 가까이 많은 상태로 끝난 점도 개운치 못하다. 다만 미국증시의 속등세가 이어진다면 그 부담은 상당부분 상소될 가능성이 있지만, 반대의 경우 적잖은 충격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장중고점은 4일째 높아져
거래의 취약함과 다소 부담스러운 선물의 움직임과는 달리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모두 나흘째 장중고점을 높여가고 있다.
우선 거래소를 살펴보면, 종합주가지수의 장중고점은 지난달 27일 590.74포인트를 단기바닥으로 ▲28일 591.03포인트 ▲29일 595.13포인트 ▲그리고 2일에도 598.24포인트 등으로 연일 고점을 높여가고 있다.
코스닥시장도 마찬가지다. 코스닥지수도 지난달 27일 74.95포인트를 시작으로 ▲28일 75.62포인트 ▲29일 76.87포인트 ▲2일 77.77포인트 등으로 갈수록 고점을 조금씩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일단 장중 고점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장중저점이 아직은 들쑥날쑥 거리고 있어 장중고점의 상향추세 기대감을 반감시키고 있다.
◇관심끄는 국내외 거시변수들
이번주에는 나라안팎으로 굵직한 변수들이 즐비하다. 내부적으론 오는 5일로 예정된 한은의 콜금리 가능성이 주목된다.
재경부가 경기회복을 위해 재정정책 보다는 통화정책을 쓰겠다고 밝히면서 콜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의 중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물가를 우려하고 있는 한국은행은 이같은 재경부 방침을 내심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분위기다. 현재 5%인 콜금리 수준에서도 시중 유동성은 풍부하다. 문제는 기업의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유동성이 투자와 소비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콜금리를 추가로 인하한다고 투자와 소비가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인가. 자칫 물가에만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닐까. 한국은행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미국쪽으로 눈을 돌려보자. 미국은 현지시간으로 2일(우리시간 3일) 제조업 NAPM지수를 시작으로 ▲3일 공장주문지표 ▲4일 반도체주문 ▲5일 자동차판매 ▲6일 실업률 등을 차례로 발표한다. 하나하나 시장에 영향을 줄수 있는 재료들이다. 그러나 모두가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그만큼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나스닥지수도 닷새연속 올랐다. 따라서 기술적 조정도 생각해 볼 시점이다.
◇외국인, 삼성전자/SKT 동반매수
외국인은 이날 모처럼 삼성전자를 사들였다. 순매수규모는 72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매도세가 멈췄다는 사실이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사자세는 지난달 14일 이후 영업일 기준으로 12일만의 일이다.
또 40일 연속 순매도로 일관하던 SK텔레콤에 대해서도 지난주말에 이어 이틀째 순매수(82억원) 했다.
외국인은 왜 연일 팔아치우던 종목을 동반 매수했을까. 본격매수를 위한 워밍업인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인가.
물론 아직은 추이를 속단할 수는 없지만 이날 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변화의 조짐이었던 만큼 예의주시해 볼 일이다.
◇마른수건 쥐어짜기 VS 꿈틀거림
외국인의 불루칩 재매수 조짐을 비롯, 연중최고치를 경신한 보험주 그리고 뉴욕증시의 속등세와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기대감 등은 투자심리에 위안을 주고 있다.
또 거래량(대금) 급감속에 주가 반등도 "거래바닥은 주가바닥"이 아니겠느냐는 인식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취약한 거래수준으로는 지수상승의 걸림돌이 될 매물을 원활하게 소화할 수 없다는 점에선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아직은 우세하다.
또 경기지표 호전에도 불구하고 넉달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수출부진과 고객예탁금의 감소세 등도 신경이 쓰인다.
일단 거래소와 코스닥 모두 20일선(602P, 78P)의 회복여부를 지켜보면서 그 강도가 강할 경우 단기적으론 꿈틀거림의 조짐으로 받아들여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엔 마른수건을 쥐어짜는 일시적인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