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록적 강수·온열질환자 급증…한반도 ‘이상기후 종합세트’

기상청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 발간
집중호우 인명피해 53명·재산피해 8071억원
온열질환자 2818명…지난해 대비 2배 증가
80만마리 가축·3622만마리 양식생물 폐사
  • 등록 2024-04-29 오전 11:11:46

    수정 2024-04-29 오전 11:11:46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는 기록적인 여름철 집중호우, 극심한 기온변동폭 등 이상기후 현상이 다발적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도 막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폭염(사진=연합뉴스)
기상청은 29일 국무조정실,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 12개 부처 25개 기관과 합동으로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2022년부터 이어졌던 남부지방의 긴 기상가뭄이 해소된 후 곧바로 이어진 여름철 집중호우, 3월의 때 이른 고온현상, 9월의 때 늦은 고온현상, 극심한 기온변동폭 등 양극화된 날씨의 특징을 보였다.

우선 봄철 건조 현상으로 인해 산불 피해와 남부지방 용수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산불 발생 건수는 596건으로 10년 평균(537건) 대비 1.1배 이상 증가했으며, 피해 면적은 4,991.94ha로 10년 평균(3559.25ha) 대비 1.4배 증가했다. 대형산불도 10년 평균(2.5건) 대비 3배 이상 많은 8건이 발생했다.

역대 최장기간 가뭄 상황이 지속된 영향으로 광주와 전남 등 남부지방의 제한급수 및 제한 운반급수 건수는 가뭄기간(2022년 1월~2023년 5월) 85건 발생해 2009년(26건) 대비 많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여름철에는 집중호우로 인해 총 53명(사망 50명, 실종 3명)의 인명피해와 8071억원(공공 5751억원, 사유 2320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6~7월 전국적인 장마로 일부 지역에서는 누적 강수량이 900㎜를 넘는 등 기록적인 폭우가 발생했고, 6만 8367ha의 농작물 피해, 1409ha의 농경지 유실·매몰, 257ha의 농업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저온 및 집중호우에 의한 산림과수 생산피해도 나타났다. 떫은 감의 생산량은 생육기 저온과 잦은 강우에 의한 탄저병 확산으로 인해 전년대비 약 42% 감소한 10만 7062톤(t)으로 추정되며, 대추 생산량의 경우 주산지 집중호우에 의한 재배지 침수와 녹병확산으로, 전년대비 49% 감소한 3974t으로 추정된다.

여름철 폭염 일수는 13.9일로 전년(10.3일) 대비 3.6일 증가했다. 감시체계 운영 기간(2023년 5월 20일~9월 30일) 중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총 2818명으로, 2022년(1564명) 대비 급격하게 증가했다. 또한 80만 8000마리의 가축과 3622만 2000마리의 양식생물이 폐사했다.

해양 분야에서는 해수면 온도와 해수면 높이가 높게 나타났다.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관측값 기반 해수면온도(17.5℃)는 최근 10년(2014~2023년)간 2021년(17.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이상 고파랑은 12월(5.1일), 이상 저파랑은 3월(5.2일)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지난해는 다양한 극한기후와 그로 인한 피해를 경험했던 해였다”며 “기상청은 기후위기 감시 및 예측의 총괄·지원 기관으로서 신뢰도 있는 기후변화 감시 및 기후 예측, 기후변화 시나리오 제공 등 과학에 근거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최전선에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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