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가 미국 의료계를 사로잡고 있다. 진단 등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데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분야에 있어서는 아직 조심스럽지만, 의사들의 진료 기록 등 사무 업무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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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자회사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즈는 의사의 관리업무 부담을 줄여주는 AI 기반 임상노트 애플리케이션을 의료 소프트웨어 기업 에픽 시스템즈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픽 시스템즈는 병원 및 의료 시스템의 전자 의료기록을 저장, 공유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의료 소프트웨어 회사로, 전세계 50만여명의 의사와 3억600만여명의 환자들이 이 회사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고 있다.
뉘앙스의 닥스 익스프레스는 환자가 병원에 방문한 뒤 몇 초면 임상노트 초안을 자동 생성한다. 의사와 환자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녹음하고, 기존 AI와 오픈AI의 최신모델인 GPT-4를 혼합 사용해 메모를 작성할 수 있다. 뉘앙스는 닥스 익스프레스를 이용하면 환자당 7분의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환자들에게 더 집중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뉘앙스는 에픽 시스템즈와 그동안 의료진의 행정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협업해왔다면서 향후 ‘드래곤 앰비언트 익스피리언스 익스프레스’를 에픽에 통합하는 것이 목표를 향한 주요 단계라고 설명했다.
미국 의료계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의료기록과 행정업무 지원 등의 이용이 확대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캔자스대 메디컬센터에서는 지난 2개월간 10명의 의사들이 생성형 AI소프트웨어를 사용해왔으며, 앞으로 2200명의 의사들이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의사들이 갖는 불만 중 상위 항목에는 전자 건강기록 문서화에 소요되는 시간이 있다. 이들은 퇴근 후 저녁시간까지 문서 업무를 해야한다는 데 불만을 갖는다. 2016년 미국의학협회(AMA) 지원 연구에 따르면 의사들이 근무시간 외 사무업무에 매일 추가 1~2시간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진단 등에는 여전히 AI의 정확성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그레고리 에터 캔자스대 메디컬센터 최고의료정보책임자는 “아직 신뢰할 수 없고 추론이 투명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진단에는 생성형 AI 사용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 문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회사로는 어브릿지, 앰비언스 헬스케어, 오그메딕스, MS 자회사 뉘앙스 및 수키가 있다.